▶ ■ 칼럼
▶ 김명욱(종교전문기자.목회학박사)
시카고 컵스의 새미 소사(34)가 부정방망이를 사용해 야구 경기 중 퇴장 당하는 일이 지난 4일 발생했다. 새미 소사는 홈런 왕으로 1998년 마크 맥과이어와 홈런 경쟁을 벌이며 야구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는 야구 영웅으로 추대될 만큼 인기가 높은 선수요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오를 후보였다.
소사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다. 그는 1989년 메이저리그 텍사스팀으로 출발했다. 이어 1992년 시카고 컵스로 이적했다. 그가 때린 홈런은 98년 66개, 99년 63개, 2000년 50개, 2001년 64개 등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렸다. 그리고 그는 3번이나 60홈런을 기록한 선수다.
소사가 사용한 부정방망이는 방망이 속에 코르크를 집어넣어 반발력을 일으켜 공을 더 멀리 보내게 한다. 새미 소사가 지금까지 홈런을 친 것은 모두 505개로 미국 야구 역대 선수 중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 그가 친 홈런 중 몇 개가 부정방망이에 의해서 나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소사는 이번 일로 영원히 이름이 남게 될 명예의 전당 후보에서 탈락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징계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가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하거나 징계를 받는 것은 그렇다 치자. 그동안 그에게 응원을 보낸 팬들의 마음에 남게 될 상처는 누가 치유해 줄 수 있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스포츠는 진솔한 게임이어야 한다. 또한 스포츠는 정직하게 승부를 가려야 한다. 그렇지 못한 스포츠가 된다면 그것은 스포츠가 아니라 관중을 우롱하는 돈만 끌어 모으려고 하는 사기극 밖에는 안 된다. 조작된 승부, 조작된 게임, 부정이 내재된 게임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었다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야만 한다.
안정환이 이번 한일축구정기전에서 귀중한 1점을 넣어 한국이 승리했다. 이로 인해 한국인들은 월드컵 1년만에 또 한 번 열광을 했다. 그런데 만일 안정환이 넣은 골이 상대 골키퍼에 의해 조작된 골인이라고 판정된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그걸 사실이라 추정한다면 이보다 더 실망스런 경기는 없을 것이다.
스포츠 중에 약간의 조작은 있지만 관중들에겐 인기를 끄는 종목이 있다. 프로 레슬링이다. 프로 레슬러들이 서로 양보 없이 경기를 한다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일 것이다. 간혹 피를 흘리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프로레슬러들의 고도로 훈련된 조작은 관중들을 속이고도 남는 기술을 그들은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프로 레슬링은 애교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새미 소사의 경우는 틀리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잘못된 배트를 사용한 것은 분명하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한다. 그러나 그 방망이는 연습용으로 쓰던 것이다. 이전에는 경기에서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이 맞다 해도 그의 실수는 지워질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됐다.
다행히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소사의 라커룸에서 수거한 그의 나머지 방망이와 명예의 전당에 전시된 5개의 방망이를 엑스레이 조사한 결과 모두가 정상 방망이로 판정했다. 그런데 왜 그 많은 방망이 중에 소사는 하필 연습 방망이를 집어 타구했을까. 그것이 의문이다. 팬들은 그가 연습용 방망이를 집게 된 것이 우연이기를 바랄 뿐이다.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란 말이 있다. 하루를 즐겁게 살려면 이발을 하면 된다. 한 달을 즐겁게 살려면 자동차를 사면된다. 1년을 즐겁게 살려면 집을 사면된다. 그러나 평생을 즐겁게 살려면 정직해야 한다. 정직만이 사람을 즐겁게 하는 최선의 방책이란 뜻일 게다. 그런데 그 정직하게 사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데 문제는 있다.
사람의 욕망이란 끝이 없기 때문이다. 욕망을 자제할 줄 알고 자신의 분수를 알고 적게 먹고 적게 버리는 사람이 더 평안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 야구 감독들은 얘기한다. “새미 소사는 본래 훌륭한 선수”라고. 그러나 부정방망이가 실수든, 고의든 소사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칠해진 그의 이름의 먹칠을 지워버릴 수는 없게 됐다.
새미 소사의 일은 남의 일이 아니다. 나와 내 주위에도 부정한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다만 은폐돼 있음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다. 모든 사람들이 정직하게만 살아간다면 그 곳이 바로 천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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