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가장으로서 몸을 돌보지 않고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며 노심초사하는 아버지. 아내와 자녀를 위해 항상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아버지. 가정의 뿌리요 기둥인 아버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들이 이루어 주길 간절히 바라는 아버지.
자녀에게 화내는 분, 야단치는 분, 화가 나면 술로 푸시려고 하는 분으로 남아 있는 아버지. 가족에 대한 사랑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버지. 자녀들이 사랑한다고 표현하면 멋쩍어 하는 아버지….아버지에 대한 표현은 다양하다. 그리고 그 다양한 표현 속에는 아버지란 존재의 모든 삶이 담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버지란 누구인가?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딸의 학교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 곳을 직장이라고 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자녀를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아들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아버지의 최고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직 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녀들에게 그럴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콤플렉스도 갖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딸이 나처럼 닮아 주었으면”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보다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면서 혼자 차를 운전할 때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혹자의 표현처럼, 세상의 아버지들은 위와 같은 존재가 아닌가 싶다.
흔히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어릴 때는 아빠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아는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열 살을 전후해서는 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고, 세대차이가 난다고. 스무 살의 젊은 세대가 되면 아버지가 시대에 뒤진 구제불능의 구식으로 취급한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어야 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불혹의 마흔에는 무슨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물어 보게 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쉰 살이나 예순이 됐을 때는 아버지가 훌륭한 분이었던 것을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게 된다고. 이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인사회에서 가정의 뿌리요 기둥인 아버지의 존재가 흔들거리고 있다.
아버지날이 다가오는데 가정에서 외로운 아버지들이 있다. 한 지붕에서 살지만 소외되어 살고 있는 아버지들도 있다고 한다.오는 6월15일은 아버지날이다.아버지날은 단지 자기의 아버지뿐 아니라 주위의 친척이나 아저씨, 할아버지 등 아버지의 역할을 하는 모든 남성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날이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고 한다.
다가오는 아버지날을 맞아 모든 한인들에게 ‘아버지란 누구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 듯 하다.
chyeon@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