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을 위한 커뮤니티 센터 건립은 이미 뜻 있는 한인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민 100주년을 맞아 한인 사회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커뮤니티 센터 건립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장소는 퀸즈 플러싱이 가장 적합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맨하탄의 한인회관과는 달리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살면서 생활터전을 이루고 있는 곳에 커뮤니티 센터가 들어서 한인 사회의 구심점이자 새로운 100년을 향한 중심 기관으로
서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뉴욕 한국일보사에는 커뮤니티 센터 건립에 뜻을 함께 하는 주요 한인 인사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자리를 함께 한 김정국 뉴욕한
민교회 목사(이하 가나다 순), 변천수 한미문화협회장, 송웅길 롱아일랜드 한인회장, 신응남 변호사, 조병태 이민 100주년 기념 뉴욕사업회장, 주승욱 상록회 사무총장이 나눈 이야기를 요약한다.
▲주승욱 총장= 한인들을 위한 커뮤니티 센터의 건립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민 100주년을 맞는 올해에서야 이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때늦은 감도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커뮤니티 센터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사용 목적에 따라 건물의 규모를 비롯해 사업 내용이 달라질 것이다. 물론 한인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플러싱 지역에 커뮤니티 센터를 설립하겠다는 뜻에 절대적으로 찬성하며 현재 어느 정도 계획이 추진되고 있고 구체적으로 진행중인 사업이 있는지 궁금하다.
▲변천수 회장= 1961년 LA로 이민왔을 당시 한인들은 이승만과 안창호를 추종하는 두 단체로 나뉘어 심하게 반목했다. 하지만 커뮤니티 센터의 설립에는 계파를 초월해 모두가 동참했고 캘리포니아 중부 지역의 한인 가구를 직접 방문, 사람들을 설득했던 적이 있다. 이후 뉴욕에 와서 살면서 이곳에도 커뮤니티 센터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됐다. 올해 이민 100주년을 맞아 한인 사회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커뮤니티 센터의 건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다.
특히 그동안 한인사회에서 기금을 걷어온 방법과 달리 주식회사 형태로 소액 주주들을 모아 차분히 진행한다면 한인 사회의 초석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동안 때를 기다려왔는데 주변에서 우후죽순 식으로 커뮤니티 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이제 힘을 합칠 때를 맞았다.
▲주승욱 총장= 커뮤니티 센터의 플러싱 건립에는 절대적으로 찬성하지만 한인들 전체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을지 우려된다. 플러싱에 세우는 센터인 만큼 플러싱 관계자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면 본래의 취지에 크게 어긋날 수도 있다. 따라서 커뮤니티 센터의 필요성과 앞으로의 운영계획, 전체 한인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징성등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송웅길 회장= 대찬성이다. 지역단체 협의회에서도 커뮤니티 센터 건립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입에서만 그치고 말아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다. 커뮤니티 센터 건립은 다른 사람들 눈치 보면서 할 일이 아니다. 지구를 움직이는 건 몇 사람이다. 뜻있는 사람들이 뭉쳐서 플러싱에 커뮤니티 센터의 건립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신웅남 변호사= 최근 변천수 회장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 센터를 갖지 못한 이유는 추진의 어려움에다 추진 세력을 놓고 알력이 작용한 때문이다. LA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돈도 돈이지만 설립 이후 유지를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커뮤니티 센터를 갖게된다면 한인사회가 발전하는 커다란 원동력이 될 것을 확신한다.
▲조병태 회장= 한인 사회가 아직까지 커뮤니티 센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센터의 설립에서 이후의 운영 청사진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도 박물관과 기념 공원을 추진 중인데 커뮤니티 센터가 함께 설립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변천수 회장= 오랜 동안 미국에서 한인들과 함께 살아오면서 느낀 점은 일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자신의 일’이라는 주인의식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교협회장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기독교 100주년 기념 회관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협과 100주년 기념사업회 등과 협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플러싱에서 계속 중국계에 밀리고 있는데 커뮤니티 센터의 건립은 한인 사회 발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김정국 목사= 맨하탄에 차이나타운이 있는 중국계가 이제 플러싱에 확고하게 새로운 자리를 잡았다. 그동안 한인들의 생활터전이었던 플러싱서 한인들이 밀려 나가는 게 걱정스러웠다. 개인적으로 플러싱 메인스트릿에서 마지막으로 한인이 운영하던 야채가게가 없어진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우리의 생활터전을 빼앗겨서는 안된다.
▲변천수 회장= 한인들이 쉽게 중국계에 밀려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선 우리 모두가 한인이면 안된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문에서 계몽도 해야 하고 현재의 흐름을 막는데 모두가 나서야 한다. 이 점에서 커뮤니티 센터의 건립은 분명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조병태 회장= 뉴욕한인회가 있고 맨하탄에 한인회관이 있는데 또다른 한인회관을 플러싱에 세운다는 오해를 받아서는 안된다. 더구나 커뮤니티 센터가 플러싱에 위치하는 만큼 플러싱 사람들의 일이라고 외면 당해서도 안된다. 커뮤니티 센터의 설립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인들이 이 뜻에 하나로 뭉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송웅길 회장= 커뮤니티 센터 건립에 다소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된다. 그러나 앞으로의 100년이라는 대계를 세운다는 목적과 진정으로 한인들을 위해 꼭 필요한 기관이라는 인식을 모두에게 심는 것이 중요하다. 투명하게 일을 추진해 나간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데도 땅을 파는 등 노력이 따라야 한다. 예상되는 문제점들은 서로 대화로 풀어나가면서 바르게만 진행하면 걱정할 일도 별로 없을 것이다.
▲김정국 목사=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 모두가 커뮤니티 센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설립에 대해서도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설립에 대한 대전제가 마련된 이상 구체적으로 추진에 앞서서 되도록이면 폭넓은 한인 사회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소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해서 기회가 무르익었을 때 출발해야 한다.
▲변천수 회장 = 상당한 전문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부동산업자부터 공인회계사, 개발업자는 물론 한인단체, 은행 등등 가능하면 많은 한인 전문인들이 참가해야 한다. 참고로 3년 전에 뉴욕시로부터 한인 커뮤니티 센터 설립에 지원을 약속받은 적이 있다. 시유지를 기부하겠다는 의견도 있고 해서 모델이 될 만한 건물을 찾아 돌아다니기도 했다. 최근에는 헬렌 마샬 퀸즈보로장과도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구체적인 계획만 있다면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조병태 회장= 기획에서부터 기금 조성, 허가, 설립, 운영방법 등의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멤버 5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들 핵심 멤버들이 한인사회 모두가 믿고 따를 수 있을만한 청사진을 마련했을 때 그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발표부터 거창하게 하는 것보다 실현 가능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김정국 목사=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연구위원 구성도 한번 고려해야 한다. 기존의 유태인과 중국인 커뮤니티 센터의 운영에 대한 충분한 기초 조사도 필요하고 이들의 장점은 채택할 필요도 있다.
▲변천수 회장= 내 판단은 이미 분위기는 무르익었으며 우선 출발해야 할 수 있다고 본다. 커뮤니티 센터의 필요성과 건립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수년전부터 나온 것이다.
▲조병태 회장= 처음 만나 무언가를 확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조만간 구체적인 인선도 할 겸 다시 만나 많은 의견 교환을 하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청사진을 세울 수 있는 사람들을 나름대로 추천하고 이들 중에서 마땅한 사람을 골라서 최대한 활용토록 하자.
<정리=장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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