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100주년 기념 워싱턴 ‘평화 콘서트’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1세들보다 1.5세, 2세들의 반응이 더욱 뜨겁다. 해외 사상 최대규모로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평화 콘서트에 ‘보아’ ‘신화’ ‘세븐’ ‘NRG’ ‘베이비복스’ ‘조성모’ ‘김건모’ 등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이 많이 출연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콘서트의 열기는 워싱턴뿐만 아니라 뉴욕도 마찬가지. 뉴욕의 한인 청소년들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부모들을 졸라대고 있기 때문이다. 방학인데 콘서트 가자는 자녀들의 아우성에 견딜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결국, 연예인을 좋아하는 자녀들 등살에 워싱턴까지 장거리 원정길에 나설 판이다. 그래서인지 티켓 예매와 문의의 70% 이상이 가족단위란다. 이참에 가족끼리 결속력을 높이는 좋을 계기로 활용하면 마음은 편할 듯 하다.
여행사를 이용하는 한인들도 꽤 된다고 한다. 뉴욕-워싱턴, 장거리 운전이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덕분에 불황에 허덕이던 뉴욕 한인 관광업계는 신이 났다. 워싱턴 평화콘서트가 효자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 워싱턴 콘서트 특별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한인여행사들마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폭발적인 호응에 더덩실 춤을
출 정도다.
이처럼 콘서트에 대한 뉴욕 한인들의 열기는 90도를 육박하는 이번 주 날씨처럼 뜨겁다. 입장티켓을 판매하는 업소에 표를 구입하는 한인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에서도 그 열기는 쉽게 엿볼 수 있다. 28일 워싱턴 평화콘서트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 아이들이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한국이나 이 곳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에 있는 아이들보다는 덜하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
한국에서는 TV 가요순위 프로그램 녹화장이나 콘서트 장은 대부분 10대들로 채워진다.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을 고래고래 외친다. 스타를 가까이 혹은 한 번이라도 보기 위해 길에서 며칠씩 밤을 지새는 아이들도 있다. 공연마다 쫓아다니고, 연예인 사진을 모으고, 거의 광적이다 싶을 정도로 연예인들에게 빠져드는 아이들이 있다. 즐기는 것을 넘어서 병적인 집착을 보이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물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더 많겠지만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연예인에 집착하는 아이들이 있다.
뉴욕서도 한국 연예인 공연이 있으면 아이들이 난리다. 얼굴을 보려하고 사인을 받고 싶어 안달이다. 뉴욕의 아이들은 한국 연예인들을 볼 기회가 적지만, 비디오, CD 등을 통해 좋아하는 연예인들과 만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우리 집 큰딸 아이도 좋아하는 한국 가수의 신곡이 나오면 인터넷에서 악보를 프린트해서 보고 따라 배울 정도다. 어떨 때는 연예인에게 너무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아이들이 연예인들에게 열광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 연예인들에게 열광하는 모습은 오늘의 아이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기성세대들도 그만한 때 클리프 리차드의 유관순 기념관 공연에서 속옷을 벗어 던지며 ‘광란’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게다.
할머니, 할아버지로 불리는 부모세대들도 아마 ‘트로이카 여배우’라는 말을 탄생시킨 1960년대 중반이후 최고의 인기를 모은 ‘남정임, 문희, 윤정희’ 등의 여배우를 좋아했으리라. 70년대, 80년대 그리고 9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인 ‘유지인, 장미희, 정윤희’, ‘원미경, 이미숙, 이보희’ ‘심은하, 전도연, 고소영’ 등을 좋아했던 것처럼 말이다. 어디 이뿐이었겠는가. 청소년시절에는 그 당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가수 등 연예인을 모두 좋아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행동에 대해 당시의 기성세대 역시 이런 아이들이 커서 세상이 어떻게 될까 걱정하며 혀를 찼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어떻게 되지는 않았다. 이를 볼 때 아이들이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성인이 되어 가는 자연스런 하나의 통과의례라고 생각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아이들이 지나치게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어도 무조건 혼내거나 터부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오히려 미국에 사는 아이들이 한국 연예인들의 공연들을 즐기며 한민족의 정체성도 생각하고, 스트레스 해소 정도에 적절할 정도로 행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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