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떨어지면 저금리에 견디지 못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릴 것이고 기업들의 투자가 되살아 디플레 우려를 씻는 것은 물론 경기도 활기를 띨 것이다" (정부 당국자) "그렇지 않다. 소비와 투자 촉진 등 본래 기대했던 효과보다는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만을 증폭시키게 될 것이다. 또 은행의 자금운용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그로 인한 자금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뿐이다"(시장 관계자)
연방기금 금리가 45년만에 최저 수준인 1.0%로 떨어진데 대한 당국과 시장의 평가는 낙관론과 시장 시스템을 우려하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처럼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저금리로 인한 혼란 상황에서 한인 업계가 당면한 문제를 살펴본다.<편집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한인은행들이 자금운용에 초비상이 걸렸다. 초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마땅한 자금 운용처를 찾지 못한 채 예금금리 인하 등 방어적 행태로 일관해 온 한인 은행권은 이번에도 즉각적인 예금금리 인하로 대응에 나설 태세다. 그러나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불황여파로 경제전반이 아직도 불안한 상태로 ‘안전성향’의 자금들이 은행권을 대거 이탈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대출금리 인하 압력까지 받고 있어서 금리인하 만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예금금리는 인하, 수수료는 인상
은행들은 대표적인 저축성 예금인 정기예금 금리 인하 준비에 들어가기 시작한 데 이어 적금이나 머니마켓까지도 재빠르게 손질하고 나섰다.한인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예금금리를 수 차례 인하했지만 좀처럼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고 있다"며 "고객들의 동향을 살펴본 뒤 추가로 예금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특히 저금리 시대에는 단순 예대마진 영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예금금리 인하와는 별도로 대폭적인 수수료 인상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해 보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 인하는 ‘머뭇’
은행들은 이처럼 예금금리 인하에 즉각 나서고 있는 반면 대출금리 인하에는 머뭇거리고 있다. 몇몇 은행들을 제외하고는 자은행의 대출금리 체계를 도입했거나 곧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점을 들어 우대금리 등 기존 대출금리 내리기를 꺼려하고 있다. 그러나 수 차례에 걸쳐 큰 폭으로 예금금리를 인하하면서도 기존 대출고객에게까지 금리인하 혜택이 돌아가는 우대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고객들의 불만으로 은행들이 무작정 버티기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1년 반에 걸쳐 13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우대금리가 4.25%까지 떨어진 것을 고려할 때 시장금리상황을 탄력적으로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대부분의 한인은행들이 서로 눈치만을 본 채 우대금리 인하 시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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