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펌프업
▶ 방학없이 교육...단기간 높은 학습효과
"기억 니은 디귿 리을 미음 비읍… 가 나 다 라 마 바 사 아 자 차…"
지난 28일 오전 11시경 퀸즈 잭슨하이츠에 위치한 뉴욕초대교회의 한 교실. 5평 남짓한 크기의 교실에 10명의 아이들이 다소 어눌한 어투지만 선생님의 선창에 따라 열심히 한글을 익히고 있다.
옆 교실에서는 열명 남짓한 중·고등학생들이 모여 앉아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에 대해 수업을 받고 있었다. 귀를 쫑긋 세운 채 모두들 입을 꾹 다물고 신기한 듯 선생님의 강의에 푹 빠져있다.
뉴욕초대교회 부설 초대한국어학교(교장 김승희·71-17 Roosevelt Ave. Jackson Heights)의 첫인상은 ‘전통’이다.지난 1989년 9월 설립된 이 학교는 한글, 역사, 예절, 문화 등 한국 교육에 대해 이미 타 학교가 넘보기 힘든 전통을 쌓았다.
’자랑스런 한국인의 요람’을 케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끊임없이 변화해 가며 또다른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 초대 한국어학교를 들여다본다.
■체계화된 한국어 교육 시스템
입문반과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 등 총 4개 학급으로 나뉘어 80명의 학생이 출석하고 있는 이 학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여느 학교보다도 체계화된 한국어 교육 시스템.
우선 여름방학이 되면 대부분 휴교를 하는 다른 학교와는 달리 1년 12개월 매주 토요일 3시간씩 지속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언어교육은 여타 과목과는 다르게 공백기간이 있으면 그만큼 비효율적이라는 신념 때문이다.즉 반복성과 연속성이 뒷받침되는 교육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이고 아이들로 하여금 단기간 내에 새로운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임 교감은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영어를 배울 때 매일 사전과 시청각 자료를 접하며 반복해서 공부를 해야만 영어를 빨리 익히는 이치처럼 2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에도 공백기간을 둬서는 그만큼 효과적이 못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학교는 우수한 교사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여 오고 있다.
학교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교육학 전공자나 교육계에 종사했던 선생님들로 교사진을 구성하고 있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현재 학생들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 6명 모두 한국에서 교편을 잡았던 선생님들로 매주 교사회의를 열어 학습교재와 지도 방법을 시간을 갖는 것을 비롯 교사 세미나 및 연수회 등을 개최, 교사들의 자질을 향상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실력 갖춘 인재 양성
실력을 갖춘 학생 양성을 위해 철저하게 맞춰진 학습관리 체계도 초대한국어 학교의 큰 강점이다. 이 학교는 1년을 4학기로 구성, 매학기마다 기말고사를 치르게 하고 목표치를 통과해야만 다음 단계로 진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의 성실한 학습태도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어느 정도 한글을 읽고 쓰기를 시작한 학생들에게 한국어 교과서를 영어로 번역하는 훈련을 시키는 강도 높은 교육을 시키고 있다.이는 한국어 교육이 읽기, 쓰기에만 치중될 경우 학생들이 자칫 추상적인 언어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번역을 통해 한글을 완전히 체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성과덕분에 각종 한영 번역대회 등에서도 이 학교 출신 학생들이 매년 상위권에 입상하고 있는 선례를 남기고 있다.또한 신문과 잡지 등 한글 대중 매체를 이용한 한글교육을 비중 있게 다름으로써 학생들의 실용 한국어 능력 배양도 배려하고 있다.
아울러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별도로 SAT 한국어 학습반을 설치하고 있어 대학진학을 앞둔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톡톡히 한 몫하고 있다.
■정체성 교육 선도
초대한국어 학교는 한국어 교육과 함께 한국 역사와 문화 예절 교육에도 주력하고 있다.매주 3시간으로 편성돼 있는 전체 교육시간 동안 1시간을 배정, 한국 고대 역사교육은 물론 고전음악, 무용, 민속놀이, 미술, 예절, 태권도 교육 등을 통해 미국 땅에서 한국인으로서 가져야 할 고유한 얼과 역사 의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학교 측은 매년 정기적으로 동화대회, 학습발표회, 연극 공연 등을 마련, 학생들이 그동안 배우고 습득한 장기를 발표하게 함으로써 직접 조상들의 정서를 느끼는 동시에 성취감도 한껏 고취시켜 주고 있다.
김상임 교감은 "한국 역사나 고유 전통문화를 접함으로써 미국 문화에만 젖어있던 어린 한인 아이들이 빠르게 정체성을 갖춘 ‘한국인’으로 변신하게 된다"며 "앞으로 보다 많은 문화프로그램을 개발, 우리 자녀들이 미국 사회 속에서 한국인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갖춘 주인공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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