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골프가 한창 제 철인데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골프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 아닌 질문을 한다.
이런 경우는 마치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이 오페라를 보지 않으면 무슨 낙으로 사느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 또 노름에 미친 사람은 이 세상에서 노름 만큼 재미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재미를 모르는 사람은 얼마나 무미건조하게 사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사람은 각자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취미나 관심 분야가 다르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스포츠를 좋아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영화나 연극을 좋아한다. 그밖에 미술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샤핑이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취미나 관심사는 모두 그 나름대로 사람의 정신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재미있거나 유익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물론 취미를 많이 가지고 즐기는 것은 좋은 일이다. 어떤 사람은 스포츠나 예능 뿐 아니라 다방면에 취미를 가지고 즐기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재능이 많은 사람들이다. 보통 사람들은 어느 방면에는 취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방면에는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시간과 능력, 그리고 관심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취미생활과 마찬가지로 인생에서 사람들의 활동 분야나 성취 정도는 각자의 취향과 관심, 능력에 따라 다양한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은 사업 수완이 뛰어나서 돈을 잘 벌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생활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예술이나 운동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이름을 날린다. 그렇지 않으면 공부를 많이 해서 교수가 된 사람도 있고 관직을 얻어 권력을 누리는 사람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사람이 부귀공명을 모두 누리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대개는 개인의 관심과 능력에 따라 돈을 벌든지, 명예를 얻든지, 그렇지 않으면 편안한 생활을 하든지 한 가지 방면으로 인생을 살게 된다. 그리고 사업을 하여 돈을 버는 경우에도 무역이나 세탁소나 그로서리처럼 업종이 세분되며 투자를 하여 돈을 버는 경우에도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종목이 갈라진다. 한 사람이 모든 방면에 투자를 하거나 모든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하물며 한 사람이 돈과 명예, 인기, 편안한 생활을 모두 한꺼번에 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이 어느 연설에서 ‘남의 밥에 있는 콩이 커보이기에 대통령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괜히 한 것 같다”는 말을 해서 또 구설수에 올랐는데 그 말만은 솔직한 말인 것 같다. 노대통령은 대통령이란 위치에서 자신의 인품과 능력에 대한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사람은 자기의 눈에 보이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손이 닿는것만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할 때 불행해진다.
우리는 잡화점에 들어가서 물건을 살 때 좋은 물건이 많다고 해서 모든 물건을 다 사지는 않는다. 내게 꼭 필요한 물건, 그리고 내가 살만한 여력이 있는 물건을 골라 산다. 또 신문에 실린 기사를 모두 읽거나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나의 직업과 취미,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건강 등에 관계있는 기사만 골라서 읽게 된다. 남이 사기 때문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니고 또 남이 읽기 때문에 따라서 읽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인생사도 남의 가치관이나 취향이나 기준에 맞추어 사는 일 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말하자면 내가 지금 집에서 어느 TV 채널을 보고 있을 때 옆집에서는 누가 어느 채널을 보고 있을까 하고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는 지금 보고 있는 TV 프로그램에 몰두하여 재미있게 보면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인생에서 남의 눈치를 의식하거나 남과 비교하여 자신을 판단할 필요는 없다. 자기가 맞춘 채널에서 재미를 느끼듯이 사람마다 다른 삶에서는 현재의 여건을 어떻게 선용하느냐가 자신의 인생을 값지고 윤택하게 만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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