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전해 내려오고 있는 한국판 ‘흥부놀부전’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준다.
알다시피 이 동화는 권선징악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선행을 하는 사람은 상을 받고 악행을 하는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것이 주요골자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 우리말 속담이나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명구와도 어느 면에서는 일맥 통하는 점이 있다.
소탐대실이라는 말은 작은 것을 탐내다 큰 것을 잃어버린다는 말인데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당장 눈에 보이는 조그만 이익에 눈이 어두워 배후에 있는 정작 큰 것을 놓쳐버리는 일을 말함이다. 이는 비교적 식견이 부족하고 안목이 짧은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일이지 어느 정도 지각이 있고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식자들에게는 관계가 없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얕은꾀를 쓰다가 제 꾀에 빠지는 어리석은 자의 짓이지, 뭔가 세상을 내다볼 줄 아는 현자들의 행동이 아니다.
소탐대실이란 말은 또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있다’는 말과도 어느 면에서는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개 소탐대실 하는 사람은 나는 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겁 없이 뛰다가 망신을 당하거나 정말 큰 것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말하자면 제 꾀에 넘어가 결과적으로 자업자득이요, 패가망신하는 경우이다. 이런 사람은 눈앞의 이익이나 작은 것에 눈이 어둡다 보니 의리가 없는 것은 고사하고 시기, 질투심도 강하다. 작은 것을 취했다고 좋아라 희희낙낙 북 치고 장구 치고 잔치하다 날고 뛰는 자가 생각지도 않은 큰 것을 들고 나오면 배가 아파하는 아주 몰상식하고 몰염치한 사람이다.
남의 것 탐내기 좋아하는 이런 사람은 독창성은 물론, 적은 것이라도 내 것을 잘 발전시키고 개발해나가려고 하는 의지나 아이디어가 부재하고, 주체성이 결여돼 남이 만들어 가진 것을 뺏으려 안간힘을 쓴다. 그 것도 역부족이다 보면 남이 가진 것이 셈이나 못 갖도록 훼방을 놓거나 돌을 던지는 등 갖은 수를 다 쓴다. 마치 나무에 달린 열매를 수고도 안하고 제 것으로 만들려고 하거나 어떻게든 남이 갖는 것이 싫어 나무를 흔들거나 돌을 던지며 체면이고 뭐고 안 가리고 덤벼든다. 비열하고 아주 치사한 사람들의 태도다.
문제는 이를 보는 사람들은 다 아는데 정작 주인공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비웃음 속에서 혼자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보기가 안쓰럽고 불쌍하고 한심한 경우이다. 이런 사람은 옳은 것을 가르쳐 주어도 오히려 배우기보다는 자기가 잘했다고, 아니면 잘 났다고 목소리를 더 높인다. 이런 일이 바로 최근 동포사회에서 버젓이 식자층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혹자는 그런 사람들 때문에 동포사회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한다.
누가 뭐 좀 한다하면 그저 배가 아파서 옳은 일도 제가 못했으면 그만이지 남이 하는 일까지 트집을 잡으며 공연히 괴롭힌다. 그리고는 제 살림도 제대로 못하면서 남의 살림까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한다. 소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남이 잘 될까봐 어쩔 줄을 모르다 망하는 놀부의 심보이다. 마치 남의 나무 열매를 떨어뜨리려고 하는 속셈이 뻔히 보이는데 우자(愚者)라 어쩔 수 없음인지 자기가 하는 행동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자행한다.
사람들은 때때로 이런 일을 저질러 놓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 더 생각했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일인데 급한 나머지, 아니면 눈앞의 욕심 때문에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 그러므로 내가 하는 일이 잘하고 있는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일이건 곧바로 결정한 일도 밤새 자고 보면 "아 어제 어리석은 생각을 했구나" 깨닫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다가도 생각하면 좀 더 나은 방법과 결정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매사를 보고 직감적으로 결정하는 일이나 생각 없이 곧바로 내뱉는 말들은 소탐대실 하기 쉽다.
놀부처럼 가진 것이 있으면 남에게 주지는 않더라도 제 것이나 잘 갖고 살림 걱정이나 할 일이지 남의 것이나 공연히 탐을 내 시기하고 질투하다 더 큰 화를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경우를 가리켜 소탐대실(小貪大失)이 아닌 대탐초대실(大貪超大失)이라고 이름을 붙여보면 어떨 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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