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잘로가 황금을 찾아 아마존을 찾아 헤맸던 것처럼 20 여년전 필자는 아마존의 인디오 원주민들을 찾아 아마존 강을 누볐다.
필자는 노젓는 안내인과 단 둘이서만 작은 카누를 타고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아마존강을 향했다. 아마존 강의 분류를 벗어나 100여km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지류를 타고 가다 50 여km 다시 강폭이 좁은 지류로 향한 우리는 낮에도 햇볕을 볼 수 없는 음산하고 꺼림칙한 원시림의 계곡을 따라 소리가 나지 않도록 노를 저으며 살금살금 전진하고 있었다.
계곡에서 사람들이 쓰다 버린 뼈다귀들이 떠내려오는 것을 종종 보았다는 악어사냥꾼들의 이야기를 듣고 계곡 어디엔가 원시 인디오가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 길을 떠난 것이었다.
원시 인디오들은 강에서 멀지 않은 우거진 정글 속에서 살지만 여간 찾기가 쉽지 않은 부족이다. 강에까지 닿아 있는 샛길을 찾아내려 했지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달된 후각과 청각을 가진 인디오들은 멀리서도 소리와 냄새를 맡아 인간의 접근을 막기 위해 감쪽같이 샛길을 나무와 풀로 가려버려 애를 먹었다.
좁은 강 구비를 돌자 갑자기 시커멓고 큰 짐승이 꿈틀거리고 있는 않은가. 산돼지 비슷한 날짐승 ‘파쿠’였다. 놀란 우리와는 달리 파쿠는 여
유 있게 물을 마신 후 천천히 정글 속으로 사라졌다. 5∼6 구비를 도니까 이번에는 바로 앞에서 개미핥기가 새끼들을 데리고 물을 마시다가 우리를 보고는 쏜살같이 사라져 버렸다.얼마다 더 갔을 까. 좁은 강폭이 갑자기 넓어지는 것이 불안감마저 들었다. 경험으로 한번도 예감이 빗나간 적이 없었기에 평균 15m의 강폭이 갑자기 30 여m나 넓어지는 기이한 현상에 느낌이 좋지 않았다.
어느새 카누는 정글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이 때 뒤에서 노를 젓던 안내인이 노로 등을 치면서 신호를 보냈다. 가르키는 것을 보니 물에 떠 있는 희고 푸른 악어 꼬리였다. 아마도 악어를 잡아먹는 짐승인 뒤퀴레에게 당한 모양이었다. 꼬리를 자세히 보니 잡혀 먹힌 지 얼마 안된 것이 상태가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우리가 조금만 일찍 도착했다면 이들의 싸움에 우리가 타고 있던 카누가 전복될 수 있었고 하마터면 식인어인 피라미에게 잡혀 먹힐 뻔한 상상을 하니 소름이 오싹 끼쳤다. 수 만마리씩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피라미는 면도칼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사람이나 짐승이 빠지면 뼈만 남기고 살을 순식간에 뜯어 먹는다. 순간 너무 깊숙히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때 옆에서 폭탄 터지는 듯한 요란한 소리와 함께 갑자기 강물이 치솟더니 우리를 덮쳤다. 물벼락에 깜짝 놀란 우리가 재빨리 카누에 엎드려 사태를 살펴보니 커다란 물고기가 한바탕 요동을 친 후 유유히 사라지는 것이었다.
‘아마존의 대왕’으로 불리는 피라루쿠였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어인 이 놈은 몸무게가 200kg에다 길이가 3 m나 된다. 비로소 아주 위험한 곳에 와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굽은 계곡이 많아 무선이 통하지 않은데다 모터 소리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카누가 물에 떠 있는 것조차 위험해 땅위로 올라가려고 시도했으나 지형이 여의치 않았다.한참 후에야 카누를 델만한 곳을 발견, 육지로 올라가려고 했으나 2∼3m는 수영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또한 바로 눈앞에 있는 나무에서는 주먹막한 독거미가 입맛을 다시며 우리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독거미뿐 아니라 오랜만에 사람냄새를 맡고 몰려든 짐승들이 정글 어딘가에 숨어서 우리가 땅으로 올라오기만을 벼르고 있을 것이고 혹시 원시 인디오들은 우리가 이곳까지 오는 것을 알고 숨어서 독화살이나 독침으로 우리를 노리고 있지 않을 까 별별 생각이 다 났다. 이것이야말로 죽음의 계곡이었다(필자는 이때부터 이곳을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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