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영어교실이 한인타운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인 이민자들과 달리 조선족 이민자들은 고학력임에도 불구, 기초영어조차 배우지 못한 채 미국으로 건너오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 때문에 이민 직후 언어문제로 겪는 고통은 한인 이민자들보다 훨씬 크다. 이러한 조선족들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 한인교계를 중심으로 무료 영어교실이 운영돼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후러싱 제일교회(담임목사 김중언)에서 실시하는 `연변 무료 영어교실’은 현재 초급, 중급 등 2개 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매주 일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2시간씩 실시하는 무료 영어교실에는 입 소문을 듣고 찾아온 늦깍이 학생 40여명으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영어강의 뿐 아니라 간식과 교재, 장소까지 모두 교회가 무료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차영섭 목사를 디렉터로 임명, 프로그램 운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시 등록도 가능. 영어교사들 역시 모두 자원봉사자다. 뉴욕한인교사회 이정혜(뉴타운고교 교사) 회장과 미국인 교사 아서 맥클레인씨가 매주 무료 봉사하고 있다.
김중언 목사는 조선족들은 한국교회를 출석하지 않아 같은 한민족이면서도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며 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무료 영어교실을 통한 신앙지도가 목적이지만 이보다는 우선 이들이 이민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 영어교실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연변 무료 영어교실은 맨하탄 흑인교회에서 김진형 목사가 시작한 무료 영어교실이 그 전신으로 2년 전부터는 전영호 목사가 운영해왔으나 최근 타지로 부임함에 따라 지난 7월부터 후러싱 교회에서 본격적으로 맡게 됐다.
이민생활 3년째라는 연변 출신 고성일(36)씨는 초창기 언어문제로 고통이 많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불편을 느끼지 않을 만큼 실력이 늘고 있다고 말했고 심양 출신 김기춘(44)씨도 ABC도 모르는 체 이민 왔지만 여러 한인들의 도움으로 현재는 고급반에서 학습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연변 출신 윤하영(43)씨 역시 네일 가게에서 일하면서 외국인과 접촉할 때마다 언어 때문에 무시를 당해야 했다. 이제 영어공부를 시작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체계적인 영어를 구사하게 되면서 우선 심적으로 든든하고 위축되지 않아 좋다고 밝혔다.
최순희(55)씨도 미국 온지 4년 됐지만 영어공부는 이제 3주 째다. 흔히 콩글리쉬로 통하는 깡통영어만 구사하다가 제대로 문법을 배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후러싱 제일교회 이외에도 조선족 선교회 등을 통해 플러싱 벧엘교회 등에서도 조선족 대상 무료 영어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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