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기업 비자금을 수수한 정치인들을 수사한 검찰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의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개인 용돈으로 사용하고 심지어는 돈을 빼돌려 건물을 구입하는 등 축재를 했다는 것이다.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정치인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쓰기도 하고 주위에서 기부를 받아 쓰기도 한다.
그런데 정치자금의 명목으로 받은 돈을 정치를 하는데 쓰지 않고 아예 딴 주머니로 빼돌렸다는 말이다. 그러니 정치가 아니라 돈벌이이며 돈벌이 수법은 사기와 횡령에 해당하는 셈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수법이 이미 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다.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이 회사돈을 빼돌린 후 부도를 내고 파산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공무원이 공공의 이익을 염두에 두지 않고 뇌물과 청탁을 받고 이해당사자에게 이익을 주기도 한다. 심지어는 회사 직원같은 일반인들까지사심 없이 자기가 하는 일 자체에 충실하기 보다는 일을 하면서 무슨 이익을 취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몰두하는 경향이 많다.
말하자면 제사 보다는 제밥에 마음이 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제사 보다 제밥에 마음이 가 있으면 어떤 결과가 올 것인가. 제사는 정성을 다해 마음으로 조상이나 신에게 기원하는 예식이다. 제사를 지내는 정성이 간절할 때 그 뜻이 신에게 통달하여 기원하는 일이 이루어지게 되지만 제사에는 마음이 없고 제밥만 생각한다면 제사의 효과는 거둘 수 없게 될 것이다. 아니 그 보다도 신의 진노를 사서 큰 벌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회사의 사장이 기업을 키우는데 정성을 쏟기 보다는 회사돈을 빼돌려 축재를 한다면 그 회사는 망할 수 밖에 없다. 회사원이 자기의 일에 충실하기 보다는 사익을 도모하려고 한다면 그 회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공무원이 뇌물 청탁이나 받고 공공의 이익 대신 특정인에게 이익을 준다면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 국민을 착취하는 정부가 될 수 밖에 없다.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을 빼돌려 개인축재를 한다니 그런 나라의 정치는 이미 실종되고 말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사심을 버리고 자기 일에 충실할 때는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회사가 잘 되고 국가가 튼튼해지는 것은 그런 결과이다. 불행히도 사람은 아담과 이브 때부터 유혹을 이기지 못한 존재이기 때문에 사심을 버리지 못하는데 이런 이기적인 면이 한국사람들에게 특히 강한 것 같다.
한인들이 미국에 와서 살면서 버리지 못한 병폐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제사 보다 제밥에 마음을 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인사회에는 많은 한인단체들이 있는데 이 한인단체들이 단체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기 보다는 단체를 하는 사람들의 들러리 구실을 할 때가 많다.
특히 단체들은 각가지 그럴듯한 명목으로 행사를 하면서 일반 한인들로부터 경비를 거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 돈의 용처가 불분명하게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떤 단체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한인사회에서 돈을 거두어 들이는데 얼마를 모금하여 얼마를 어디에 썼는지를 밝히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단체는 행사기금을 간부들이 모금했는데 한 사람이 돈을 받아간 곳에 다른 사람이 또 찾아와서 돈을 달라고 하는가 하면 각자가 받은 돈이 단체에 입금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또 어떤 관계자는 행사지출 비용을 불려서 지출한 후 차액을 착복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모두 제사 보다 제밥만 밝히는 행위이다. 한인사회에서 뚜렷한 생업이 없이 단체일에 쫓아다니는 사람 중에는 이렇게 해서 용돈을 벌어 쓰는, 말하자면 제밥을 노리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한인사회에 불신을 조장하는 나쁜 행위이므로 근절되어야 한다.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횡령일 뿐 아니라 건실한 한인사회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암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 한인들은 제사 보다 제밥을 노리는 사람들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한인사회에 흙탕물을 일으킨 사람이 또다시 돈을 걷으러 다닐 때는 No라고 해야 하며 법적 제재를 해서라도 그런 행위를 근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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