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부터 태권도를 배워, 9세에 일품을 땄고 현재 3단인 앤드류 오(15, 한국명 오형주, 타운젠드해리스고 10년)군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하는 게 목표다.커서 반드시 태권도 사범이 되겠다는 건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배워온 태권도는 오군에게는 삶의 일부분이다.
오군의 실력은 이미 뉴욕주에서 단연 두드러진다. 전미태권도연맹(USTU) 산하 뉴욕주태권도협회(NYSTA)가 주최하는 각종 대회서 금메달을 휩쓸어왔다. 지난 25일 퀸즈칼리지에서 열린 대회에는 일반부 2위를 차지했다. 고등부에는 마땅한 적수가 없어 출전한 일반부 결승서 미국 국가대표와 맞붙어 분패했다.
고등부에 출전할 경우 손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지만 보다 높은 목표를 세워두고 도전하고 있다. 지난 6월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린 전국대회에 뉴욕주 대표로 출전, 1회전서 탈락했다. 고등부에서도 막내뻘인 어린 나이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미국 태권도의 저변확대가 이뤄져 선수층이 두터워졌다는 증거다.
공인 7단인 아버지 오상권 챔피언태권도 관장은 미국 태권도 대표로 선발된다는 게 그리 간단치는 않습니다. 태권도가 널리 보급되면서 미 전역에 실력 있는 선수들이 무지 많아요. 앞으로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으로 메달을 계속 휩쓸 것이라는 보장을 못할 정도입니다고 말한다.
오군은 아직까지 자신의 인생을 태권도에 걸지는 않았다. 그러나 태권도는 그의 짧은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자신감이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육체적인 능력도 크게 향상됐지만 정신적으로도 집중력이 향상되는 등 학업성적에도 큰 도움이 됐어요라고 어른스럽게 말한다.
실제로 고교 진학 때 브롱스 사이언스와 타운젠드 해리스 2개 학교에 합격했으나 문과를 지망한데다 도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현재의 고교를 택했다. 어머니 오미효씨는 아직까지 특별히 뭐가 되겠다고 자기 의사를 밝힌 적은 없어요. 하지만 본인의 의견을 존중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오군의 취미는 격한 운동을 오래한 사람답지 않게 음악이다. 피아노도 잘 치고 요즘엔 기타와 드럼을 배우는데 푹 빠졌다. 한국 가수 ‘이효리’를 가장 좋아하며 한국 가요도 곧잘 부른다. 돌이 지나지 않아 한국을 다녀온 때문에 한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좋아하는 음식도 생선회와 갈비다. 아버지는 내년쯤 가족 모두가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는데 가장 가고 싶은 곳이 ‘국기원’이란다. 태권도의 총본산이며 거기서 한국 국가대표들의 훈련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는 게 이유다.
태권도인으로 살아온 오 관장은 태권도는 현대 스포츠로 발전해 왔지만 한국 전통의 무예이기도 합니다. 녀석이 나중에 커서 어떤 일을 하든 태권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무도인의 한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며 기자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을 빌어 아들에게 당부했다.
문득, 오군의 부모들은 아들 자랑이 생각났다보다. 2주전 아버지의 생일 때 오군이 보낸 카드 이야기를 꺼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엄격한 훈육에 섭섭한 마음이 든 적도 많았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면 혼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살펴 주기 위한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이었음을 느낀다’는 내용으로 아버지에게 감사를 드린 것이다. 글이 얼마나 맘에 들었는지 오 관
장은 아직까지도 그 카드를 벽에 붙여놓고 아침, 저녁으로 보고 있다.
어머니는 요즘 들어 부쩍 어른스러워진 걸 느껴요. 가끔 안개꽃으로 장식된 장미꽃 선물을 주고는 엄마를 안아주는 폼도 제법이구요. 제대로 운동을 배웠기 때문에 거칠기는 커녕 오히려 감수성이 풍부해진 것 같아요라면서 아이가 커서 세상의 빛과 소금처럼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바래요라고 말했다.
<글·사진 장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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