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틀란타를 움직이는 단체들-5. 스포츠 단체
아틀란타 체육계의 2003년도 화두는 단연 ‘전미체전’ 일 것이다. 제12회 전미주한인체육대회(이하 전미체전)는 결국 주인은 달라스에서, 손님은 아틀란타에서 대회를 치르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 과정에서 달라스와 아틀란타로 양분된 전미체전 개최지를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계속됐고 재미대한체육회라는 똑같은 간판을 내건 두 단체가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년마다 열리는 미주체전은 올해가 12회째로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아 더욱 뜻깊고 중요한 의미를 지녔지만 미주체전이 두 곳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바람에 역대 어느 대회보다 창피한 반쪽대회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미주체전의 기본정신인 ‘화합’을 뒤로한 채 ‘아집과 욕심을 버리고 화합하자’는 양식 있는 한인들의 목소리를 져버린 결과다.
6월 29일 루스필드 체육관에서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린 달라스 미주체전에서 선수 61명 등 68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조지아주대한체육회는 금 1·은5·동7 개로 당초 목표였던 10위권 진입에 실패해 실망감을 안겼다.
그러나 역사의 오점으로 남게된 12회 전미체전을 끝으로 아틀란타 한인 체육계는 서로 포용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다. 아틀란타 대회를 강행했던 재미대한체육회(KASA)의 이유길 회장도 ‘체전 개최에만 마음이 있었을 뿐 한인사회가 사오 분열되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며 마음을 열었다.
조지아대한체육회 차승호 회장은 9월 취임식에서 한국대한체육회 산하 재미지부간의 오랜 분열과 갈등을 수습하고 서로 협력해 단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시 한번 화합의지를 뚜렷이 한 바 있다.
아틀란타 한인 체육계의 이런 자성의 목소리는 반가운 것임에 틀림없다. 내년 6월 제2회 세계한민족 축구대회가 아틀란타에서 열리는 것을 생각할 때 더욱 그렇다.
한차례 열병을 앓은 아틀란타 한인들은 이번만큼은 성공적인 대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비단 세계에 흩어진 한인들의 눈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이런 큰 대회를 치러낼 때 드러나는 우리의 저력을 확인하고 한인사회의 똘똘 뭉친 단합을 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운동’이라는 공통언어로 세대를 뛰어넘어 소통하고 싶다는 한인 1세들의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한차례 큰 고비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우리 체육계는 2004년 다시 한번 시험대에 서게 된다. 골프, 테니스, 볼링 등 한인 사회에서 각광받고 있는 생활체육의 활성화와 더불어 세계의 이목을 끄는 대축제를 어떻게 치러낼 것인지 지금부터 중지를 제대로 모아야 할 것이다.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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