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day of spring]
일년 24절후 가운데 가장 처음 찾아오는 절기가 입춘입니다. 입춘이란 봄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년 사계절 가운데서 처음 찾아오는 계절이 봄이요, 봄의 시작이 입춘이니 새해가 처음 시작하는 날인 셈입니다.
옛날 민간에서는 이날에 많은 사람들이 집과 점포 등에다가 자기가 소망하는 것을 주련[좋은 글귀를 기둥이나 대문에 써서 붙이는 것]에 써서 문설주나 기둥, 대문 등에 붙여 새 봄을 맞이하는 날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풍습은 지금은 거의 사라져 버렸고, 오직 우리 불가에서만 그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입춘절은 대개 음력설이 있는 정초에 들어 있기 때문에 절에서는 우리들의 한 해의 복된 삶과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참회기도를 하게 됩니다.
세상 사람들은 한결같이 복된 삶을 바랍니다. 그런데 복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따라서 어떻게 해야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를 모르고 지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무조건 물질적인 풍요나 바라고 병 없이 오래 살기만 바라며 사회적으로 명예가 커지기만을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복을 내 밖에 계신 부처님이나 다른 어떤 분이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는 사주팔자와 같은 운명에 의해서 복이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입춘 때만 되면 삼재가 무섭다고 하면서 삼재 없애는 부적을 찾는 분들을 흔히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눈이 어두운 맹목적 행동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상응부경전]에 부처님과 ‘카풋타’라는 마을촌장사이에 인과응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나란다에 계실 때 카풋타라는 마을촌장이 찾아와 부처님께 여쭙니다. “부처님이시여, 서쪽에서 온 바라문은 물병을 갖고, 화환을 걸고, 목욕을 하며, 화신(火神)을 섬기고, 죽은 사람들을 천계에 오르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널리 세상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깨달은 분인데, 사람들이 몸에 병이 들어 목숨이 다한 후 좋은 하늘나라에 태어나게 할 수 있습니까?”
“촌장이여, 그보다 내가 그대에게 먼저 물어 보고 싶은 것이 있소. 그대는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기 한 사람이 있어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훔치고 거짓말을 일삼는 등 모든 나쁜 업을 다했다고 하자.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이 사람이 죽은 후 좋은 하늘나라에 태어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합장하고 기도했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사람은 많은 사람의 합장기도 힘에 의해서 죽은 후 좋은 하늘나라에 태어날 수 있는가.?”
“부처님이시여, 아닙니다. 그가 좋은 하늘나라에 태어난다는 것은 안 될 말입니다.”
“그것과 같은 것이다. 모든 사악한 업을 쌓아온 사람이 어떻게 기도했다고 해서 죽은 후에 좋은 하늘나라에 갈 수가 있겠는가. 그 사람은 몸이 못쓰게 되고 명이 다한 후는 악취지옥에 태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촌장이여, 다시 그대는 이와 같은 경우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기 한 사람이 있어 생명을 죽이지 않고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고 모든 선업을 쌓았다고 하자.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그 사람이 죽은 후 악취지옥에 태어나도록 기도했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사람은 사람들의 기도의 힘에 의해서 죽은 후 지옥에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될 것인가.“
“부처님이시여, 아닙니다. 그와 같은 사람이 지옥에 떨어질 까닭이 없습니다.”
“그와 같은 것이다. 모든 바르고 착한 업을 쌓아온 사람은 아무리 잘못되라고 기도한다 해도 그 힘에 의해 사후에 지옥에 갈 까닭이 없다. 그 사람의 몸이 늙어 명이 다한 후에 좋은 하늘나라에 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말씀은 우리 삶에서 오는 화와 복은 그 누구에 의해 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기가 짓고 자기가 받는 인과응보의 법칙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인과경』에서도 전생의 일을 알고 싶으면 지금 네가 받고 있는 것을 보고, 미래의 일을 알고 싶으면 현재 네가 하고 있는 일을 보라”했습니다.
입춘은 봄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농부가 논밭에다 씨앗을 뿌려 일년 농사를 준비하듯 일년을 복되고 행복하게 살려면 오늘부터 복을 짓는 씨앗을 뿌리고 김을 매고 잡초를 뽑는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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