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유능한 한인 뮤지션을 발굴하고 싶어요.
월트 디즈니의 계열사인 부에나 비스타 뮤직 그룹(BVMG)의 글로벌마케팅 매니저 김수정(32·미국명 수잔)씨. UCLA에서 국제경제를 전공한 김씨는 벌써 10년 동안 음악 산업에만 종사해 왔다.
첫 발은 우연히 내딛었다. 대학졸업 후 취직자리를 알아보며 한국 경영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알게된 소니 뮤직 코리아 관계자의 추천 덕분이었다.
1994년 마이클 볼튼 인터뷰를 시작으로 소니뮤직 코리아에서 마케팅과 홍보 업무를 맡은 김씨는 마이클 잭슨, 머라이어 케리 등의 앨범을 한국에서 히트시키며 일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96년에는 머라이어 케리의 ‘뮤직 박스’앨범을 200만장 이상 판매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 살 때 이민 왔지만 한국에 친척들이 많아 관심이 많았는데, 우연히 일 자리를 얻게 돼 기뻤다. 3년 동안 한국에 일하며 아시아 문화를 경험한 게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며 현재의 일에 만족해 하는 김씨는 97년 소니뮤직 인터내셔널 뉴욕 본사로 승진 발령됐다.
뉴욕에서는 5년 동안 마케팅 부디렉터로 일하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제시했다. 이 당시 김씨의 손을 거친 최고 히트 상품은 리키 마틴. 98년 당시에는 생소했던 라틴계 뮤지션 리키 마틴을 한국 등 아시아권에 처음 소개했고, 아시아에 라틴 음악 열풍을 일으켰다.
코코 리, 새비지 가든,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등 소속사 가수들의 아시아 투어를 동행하느라 1년에 8달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몇 년을 지낸 김씨는 2001년 가족이 있는 LA로 돌아왔다.
바쁘게 살면서 진정한 성공은 일터와 가정에서 모두 행복할 때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돼 규모가 작은 회사로 주저 없이 옮겼다고 밝힌 김씨는 지금도 그 때의 결정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2001년 10월 BVMG로 옮겨온 뒤에는 이 회사의 글로벌 마케팅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런던, 홍콩, 도쿄, 시드니, 스페인, 토론토 지사 직원들과 자사 앨범의 전 세계 배급을 책임지고 있다. 힐러리 더프, 니모를 찾아서, 툼레이더, MI2 등이 그녀의 최근 작품이다.
소수계 중 소수인 아시아계 여성으로서 대기업에서 일하며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에서 관리직에 오른 아시안은 나를 포함해 단 두 명뿐이지만 아시아 문화에 익숙하고 10년 동안 꾸준히 경력을 쌓아온 점 때문에 음반업계의 불황과 함께 찾아온 구조조정도 강건너 불구경이다.
한 살에 이민온 1.5세인 김씨는 많은 부모님들이 자식들을 의사나 변호사로 키우고 싶어하시는데 누구나 의사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좋아하는 일을 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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