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웃 영화계 중년여배우 르네상스
키튼(58)·커티스(45)·레인(38)등 인기
베이붐세대·여자의 영화선택 증가로
영화의 메카 할리웃은 통념으로 움직이는 곳이다. 10대들이 작품의 흥행을 지배한다. 여배우는 젊고 아름다워야 시장 경쟁력이 강하다. 극장을 찾는 여자 관객들은 변덕스럽다.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일요일 거행된 골든글로브상의 일부 후보들은 통념과 거리가 멀었다. 코미디 부분 최우수 여우상 후보 다섯 명 가운데 네 명의 나이는 40세에 근접하거나 하니면 그 보다 많았다.
‘썸싱스 가타 기브’에 출연한 다이앤 키튼이 58세이고 ‘프리키 프라이데이’의 제이미 리 커티스가 45세다. ‘캘린더 걸스’의 칼렌더 헬런 미렌이 58세이고 ‘언더 더 터스칸 선’의 다이앤 레인이 38세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 해 제작된 인기스타들이 출연한 상당수의 대작 영화들이 고전한 것과는 달리 이 영화들은 흑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든 여배우들이야말로 금년 할리웃의 주력처럼 보인다.
전성기를 넘긴 여배우들은 줄리아 로버츠같은 젊은 인기스타들처럼 편당 2,000만달러의 엄청난 출연료를 요구할 수 없다.(12월에 개봉된 로버츠 주연의 ‘모나리자 스마일’은 첫 주 흥행 수입이 1,150만달러로 저조했다) 또 중년 혹은 그 이후의 여배부들이 출연하는 작품은 비싼 특수 효과도 별로 필요치 않다. 따라서 제작비는 종종 4,000만달러 미만으로 저렴한 편이다.
요즘 할리웃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1990년대 후반 대부분 간과했던 중년층 여자 관객들이다. 키튼 커티스 레인 등의 인기 몰이는 바로 이들 중년 영화팬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흥행수입 가운데 40세 이후의 중년 남녀 영화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5년 간 급격하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베이비붐 세대가 함께 성장한 같은 연령층의 배우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남녀가 함께 영화를 볼 때 여자가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영화사들도 중년 여성층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했다.
칼럼비아 영화사의 에이미 파스칼 회장은 “여성 인구에 대한 인식없이 주류 영화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Hello, He Lied: And Other Truths From the Hollywood Trenches’의 저자이자 파라마운트 영화사 제작자 린다 옵스트는 “중년 여자들은 ‘우리는 아직 죽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 하나의 특기한 사실은 지난 해에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전쟁 역사물에 출연한 러셀 크로와 톰 크루즈같은 초대형 스타들이 금년에는 여성 관객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너 브러더스 영화사의 국내 마케팅 담당 사장 돈 토빈은 크루즈가 주연한 ‘라스트 사무라이’를 여성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했을 때 반응이 신통치 않았었다고 말한다. 여성 관객들의 공통된 의견은 영화가 너무 전쟁에 치우쳤다는 것이었다.
시사회에서 여성 관객들이 이같은 반응을 보이자 크루즈는 영화 홍보를 위해 ‘오프라 윈프리 쇼’ 엘런 드제너러스 쇼’ 등 오후 토크쇼에 잇달아 얼굴을 내밀었다. 워너 브러더스 영화사도 작품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포스터 등 영화 광고에 크루즈와 상대역인 일본 여인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지난 주 현재 9,800만달러의 국내 흥행 수입을 올린 ‘라스트 사무라이’는 1억1,000만달러를 기록한 ‘프라키 프라이데이’에 미치지 못했다. ‘프라키 프라이데이’는 몸이 서로 바뀐 엄마와 딸을 소재로 한 1972년산 디즈니 코미디 영화를 다시 만든 것이다. 게다가 ‘프리키 프라이데이’는 ‘라스트 사무라이’보다 제작비가 4분의 1밖에 들지 않았다.
전국 극장주 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5년 18세 이상의 여자들 가운데 한 달에 최소한 한 번 이상 영화를 보러가는 사람은 27%로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1990년대말 여성 영화들이 뻔한 플롯으로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여성 관객은 감소했다. 이렇게 되자 영화사들은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액션 영화에 치중했다.
10대는 여전히 영화 흥행의 가장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40세 이상의 남녀 관객은 최근 15년 간 크게 성장했다. 지난 1987년 전체 흥행 수입의 20%를 차지했던 이들 관객층은 2002년에는 32%로 늘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