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밤거리 우리가 책임집니다
타운에 어둠이 깔린 지난 7일(금요일) 오후 8시 타운 한인마켓 주차장에 모인 30여명의 한인들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물샐 틈 없는 타운 안전을 다짐한다. 이들은 무전기와 수갑으로 무장(?)한 민간 방범 순찰단 ‘스파트’(SPART·Special Problem Area Respond Team) 단원들이다.
평균 연령 30세.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8세 학생부터 여성 대원, 50세가 넘은 베테런까지 연령과 직업은 다양하다. 이 중에는 타운내 비디오 업소 안으로 날아든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은 형과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더 이상 없어야 겠다며 발벗고 나선 동생도 있다.
흰색의 ‘S.P.A.R.T’ 글자가 선명한 감청색 자켓을 입고 윤근재 단장의 작전 지시를 듣고 있는 이들은 매주 금요일 타운 밤거리를 지키는 ‘자경대원’들이다.
오후 8시20분 11대의 차량에 분승해 순찰을 시작한 이들은 자정까지 타운 곳곳을 누비며 낯선 차량, 타운을 이유 없이 배회하는 수상한 자, 유흥업소 앞에 무리를 지어 모여드는 한인청소년들의 행동을 예의 주시한다. 돌발 사태가 발생하면 무전기로 ‘OP M’으로 불리는 윤근재 단장에 보고하고 윤 단장은 즉시 윌셔경찰서 팀 김 경관에게 무전으로 연결, 경찰의 즉각 대응이 뒤따른다.
순찰단원의 보고에서 경찰 출동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수 분. 단원들은 범인이나 용의 차량을 끝까지 뒤쫓으며 경찰 출동을 지원해 이들의 손을 벗어나는 범인은 거의 없다. 도주하는 범인들의 총탄세례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군말 없이 자체 보험으로 해결한다. 이 때문에 부인들의 반대도 격렬하지만 못 말리는 ‘타운 사랑’에 이내 수그리고 최고의 후원자로 바뀌곤 한다.
윤 단장과 안기웅 전 단장의 순찰 차량에 올라 동승 취재를 시작한지 1시간이 지났을까. 2가와 호바트 인근의 후미진 지역에 세워진 붉은색 수프라 승용차가 순찰 차량이 접근하자 도주를 시작했다는 무전이 들어왔다. 전대원이 수프라 승용차를 추적에 나선지 1분 남짓, 놀만디를 넘어 3가를 따라 동쪽으로 넘어가자 추적은 중단됐다. 놀만디 동쪽으로는 램파트 경찰서 관할 지역이므로 끝까지 추적하기에는 순찰 인원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냥 우범자들을 쫓아 버리는 수준에 만족해야죠라는 윤 단장은 100명 이상의 순찰 대원을 확보해 놀만디 너머 한인타운 전역을 커버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 찾기에 총력을 기울 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단장은 정작 순찰에 참여하겠다는 한인들은 많지 않다고 아쉬워한다. 한가지 희망이 있다면 대원들이 이용할 사무실을 하나 얻는 것.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다시 한인 마켓에 모여 하루를 정리하고 귀가하는 ‘스파트’ 대원들은 긴장으로 ‘파김치’가 됐지만 오늘 하루 타운을 내 손으로 지켰다는 뿌듯함에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김정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