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웃에서 멀지 않은 라카냐다에 사는 버드와 린다 슬라트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친구들과 함께 저녁 먹고 영화 보는 일. 그러나 이들이 식당에 예약을 하거나 극장 앞에 줄서는 일은 없다. 자기 집 식탁과 거실 안락의자 사이에서 모든 일이 해결된다.
리모트 컨트롤로 82인치 스크린을 천장에서 내려오게 하고 디지털 프로젝터를 켜고 5개의 서라운드 사운드 스피커의 볼륨을 조정하고 DVD를 작동시키면 몇초 내에 이 집 거실은 최신식 영화관, 말 그대로 ‘안방극장’이 되는 것이다.
VCR과 DVD로 이미 변화한 미국인들의 영화 관람 행태에 홈디어터가 결정타를 날리고 있다. 슬라트키와 같은 시설을 갖춘 가정들이 늘어나면서 TV 시청은 온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즐기는 공동의식으로 자리잡아, 홈디어터가 있는 집은 수퍼보울 같은 큰 스포츠 게임이나 특별 이벤트가 중계되는 날이면 온 동네 사람이 모이는 사랑방이 된다.
어른들만이 아니다. 주요 영화 관객인 10대 중에서도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들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영화관에서는 얌전하게 봐야하지만 집에서는 편안한 자세로 먹고, 웃고, 떠들고, 몇 장면은 다시 봐가면서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교수 린 스피겔은 1940년대 초에 처음 상류층 가정에 등장했던 TV세트와 요즘의 홈디어터가 흡사하다고 말한다. 당시 TV는 신분의 상징이었고, 그 때문에 영화입장권 판매도 감소했는데, 요즘 홈디어터가 바로 그와 같은 호사의 징표라는 것이다.
소비자 전자제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에 팔린 홈디어터 패키지는 약 310만개로 2000년과 비교할 때 3배나 많아졌다. 반면 지난해에 판매된 영화 입장권은 15억장으로 2002년의 16억장보다 1억장이 적어졌다. 판매감소 요인 중 홈디어터 보급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힌 업계 분석가 앤소니 쿠식은 특히 노년층들은 DVD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자제품협회의 홈디이터 통계에는 영화관처럼 커튼과 안락의자까지 갖춘 방안에 들여 놓은 고가의 맞춤 시스템들은 들어 있지 않으므로, 실제 홈디어터 숫자는 훨씬 많으며 시스템의 다양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홈디어터란 서라운드 사운드 스피커들이 달린30인치 이상의 텔리비전을 말하지만 50인치짜리 평면 플라즈마 TV, 디지털 프로젝터, 6피트 스피터, 특수 조명, 음향벽 등 추가, 변형할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다. 요즘은 홈디어터를 포함시켜 짓는 주택들도 많지만 누구든 형편대로 설치할 수 있다.
가장 간단한 시스템은 5개의 스피커와 서브우퍼, 오디오-비디오 리시버가 패키지로 한 상자 안에 든 것이다. 파이오니어사의 HTP-230은 450달러, 여기에 75달러짜리 DVD 플레이어, 대형 TV(32인치면 425달러 정도)를 더하면 된다.
그보다 더 고급이라면 종류와 가격은 부지기수인데 대형 평면 플라즈마 TV(후지쯔의 63인치 모델은 2만달러)나 디지털 프로젝터(마란츠의 VP 10-S1은 3만8,000달러)에 최고급 스피커(바워즈 & 윌킨스의 노틸러스 프레스티지는 개당 2만달러씩)를 곁들일 수도 있겠다.
홈디어터 설치의 첫번째 결정사항은 예산, 다음은 원하는 TV의 결정이다. TV는 PC만큼 자주 바꾸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인데, 종류로 종류지만 무조건 커도 안 된다. 최소한 스크린 높이의 2배에 해당하는 시청거리를 고려해야 하므로 방의 크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스피커도 수백개의 제조사에서 생산된다.
이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기 힘들면 홈디어터 전문 설치가를 고용할 수 있다. 전자제품 디자인 및 설치전문가협회(www.cedia.net)에 의뢰하면 시간당 65~150달러를 청구하는 전문가를 안내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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