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vs 아랍계 종족간 갈등 심각
이라크 전후재건을 도울 한국군 자이툰(올리브) 부대가 배치될 예정인 이라크 북부 유전도시 키르쿠크에서 종족간 갈등으로 내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범아랍 신문 앗샤르크 알-아우사트가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 등 쿠르드족을 대표하는 2개정당의 지도자들이 중장기적으로 키르쿠크를 쿠르드족 자치지역에 포함시켜 정치수도로 삼으려 하고 있다면서 그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이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본격 추진한 키르쿠크에 대한 아랍화 정책으로 그곳에서 쫓겨났던 쿠르드족 주민들이 후세인 정권붕괴를 계기로 다시 키르쿠크로 돌아오고 있다.
이 때문에 남부 바스라 등에서 키르쿠크로 이주해 10년 넘게 살아온 아랍계 주민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일전불사 의지를 다지는 등 긴장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키르쿠크의 종족별 인구분포를 바꿔놓은후세인 정권의 아랍화 정책으로 키르쿠크에서 축출된 쿠르드족, 투르크멘족 등 비아랍계 주민이 1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인 키르쿠크의 인구가 70만∼100만명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현 인구기준으로 최소한 10% 이상이 인위적으로 대체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KDP 간부인 나자트 핫산 카림은 알-아우사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키르쿠크는 역사적으로 우리(쿠르드족) 땅이라며 따라서 키르쿠크에서 우리는 무엇이든 할수있고, 권리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후 이라크에서 미국의 굳건한 동맹으로 입지를 구축한 쿠르드족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아랍계 주민들은 키르쿠크 분열을 획책하려는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아랍계 주민인 모하메드 카릴은 쿠르드 정당들이 키르쿠크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불화가 생기고 있다며 쿠르드족이 민병대를 앞세워 무리한 주장을 관철시키려 한다면 내전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키르쿠크 거주민의 한축을 이루는 투르크멘족인 타레크 제멜 코페를로 역시 쿠르드족이 키르쿠크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계속 주장하면 상황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지 관측통들은 쿠르드족과 아랍계가 모두 중화기로 무장한 민병대조직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양측이 무력충돌할 경우 심각한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랍계 정당원이자 키르쿠크 주정부 관리인 아스마일 알루바이디는 쿠르드애국동맹 소속 민병대원들에게 지난 1월 납치됐다가 가까스로 탈출했다며 종족간 반목이 깊어져 가는 키르쿠크 상황을 방치하면 내전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바그다드=연합뉴스) 박세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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