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 한인 상권이 핫스팟인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를 기점으로 남동 방향 외곽으로 뻗어 가고 있다.
샌피드로 마트 남동쪽까지‘점령’ 호경기 대비
상가개발·리모델 한창
한인은행 앞다퉈 진출
섬유쿼타 폐지 적극 대처
렌트·키머니는 계속 올라
미주 한인경제의 모태인 LA 다운타운 한인상권이 새 희망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경기를 맛봤던 다운타운의 한인업체들은 쏟아져 나오는 장밋빛 지표들을 체감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 그러나 1,000여 개에 달하는 이들 업체 중 상당수는 핫스팟인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를 기점으로 남동 방향 외곽으로 뻗어 가면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확신하고 있다. 올 연말 해외산 섬유 쿼타 폐지를 앞두고 중국산과 확실한 차별화를 꾀하거나 일찌감치 수입 거래처를 트는 등 활로 모색에 적극적이며, 의류·봉제 등 한인협회들도 업계 현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기획하거나 네트웍을 강화하는 등 협회 차원에서 실용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다운타운에 밀집해 있으면서 미 전역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작은 거함’, 한인상권의 변화와 명암을 짚어본다.
■지역적 팽창
한인업체들이 다수 장악하고 있는 다운타운 상권은 최근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1100 S. San Pedro St.)의 남동쪽으로 빠르게 이동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 새 한인 의류업체들이 동서로 샌피드로∼크로커, 남북으로 11가∼피코에 몰려 신흥 중심지를 집중 조성하고 있다.
이 지역의 상가 신·개축 공사도 활발히 진행돼 과거 원단업체가 리스하던 일명 ‘모릭스 빌딩’과 ‘하우스 오브 데님’이 최근 2년새 잇달아 상가로 개조됐다.
기존의 파킹 스트럭처 역시 상가로 개발돼 오는 3월 오픈 예정이다. 분위기를 감지한 한인 은행들도 지난해 말 오픈한 한미에 이어 윌셔 스테이트가 진출하는 등 다투어 입주하고 있다.
한인의류협회는 약 10여 년 전 동서로 로스앤젤레스∼샌줄리안, 남북으로 올림픽∼12가에 집중됐던 한인 업소의 약 30%가 이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년 전 이 거리에 문을 연 ‘비 보칼’의 대니 박 사장은 “차차 진행되던 상권이동이 최근 가속화됐다”며 “정확한 집계는 어려우나 300여 업소는 족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질적 향상
신흥 상권은 지역적 확장인 동시에 제품의 질적 향상이라는 의미도 반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인 업체들의 이동 원인으로 ▲샌피드로 마트의 후광 ▲로컬 큰 손 고객의 동선 이동 ▲남미 바이어 급감 ▲편리한 파킹 ▲제품 차별화 등을 꼽는다. 고급스런 디자인과 상급의 품질, 다양한 종류가 몰려있기 때문에 로컬 고객들이 웬만한 건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 일대에서 해결한다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개발회사 ‘콴툼 어소시어츠’의 샘 박씨는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가 핫스팟으로 뜬 데다, 이 지역 업소들의 자구 노력이 휴스턴·뉴욕 등 로컬 손님들을 꽉 잡고 있다”며 “신축상가들이 파킹장을 갖춘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 1월 중순 샌피드로와 12가에 2호점을 낸 ‘라파’의 조나단 백 사장은 “거래처를 100개씩 가진 빅 바이어를 잡으려면 안 올 수 없다”며 “업소를 하나 더 내건, 새로 시작하건 이쪽으로 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여전한 키머니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 지역 상가의 렌트비는 물론 고질적인 키머니도 치솟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월 스트릿 등 기존 상권에 권리금이 사라지고 리스 광고가 절반 이상 나붙는 반면, 신흥 상권은 키머니가 7만∼10만 달러까지 올랐다.
한 업주는 “키머니 병폐가 사라지기는커녕 심화되는 추세”라며 “뜻 있는 한인들이 투자해 자체 한인 상가를 만들고, 키머니보다 참신한 디자인 개발이나 마케팅에 주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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