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코멘트! 모든 말은 마운드에서 하겠다’
올 시즌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2일 자체 청백전에서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는 깔끔한 투구를 보인 뒤에도 다가오던 취재기자들에게 오지 말라고 제스처를 한 뒤 트레이닝룸으로 자취를 감췄다. 취재기자들이 계속 기다리자 사람을 통해 이날 투구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말만 전하게 했다. 언제까지가 될 지는 몰라도 당분간은 언론과 말을 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레인저스도 팀 차원에서 박찬호에 대한 말을 아끼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박찬호의 구위가 상당히 좋아진 것 같아도 그에게 쓸데없는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괜한 칭찬은 자제하려는 인상이다. 그동안 박찬호에 대해 아직까지는 괜찮다(So far so good)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던 벅 쇼월터 감독은 이날 경기 후에도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도 잘 던진 적이 있다.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칭찬에 인색한 듯한 발언을 해 아직도 박찬호의 컴백을 100% 자신하지 못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그럴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박찬호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경계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계산된 발언으로 분석된다. 연습경기 내용에 너무 큰 무게를 두고 호들갑을 떨지 않겠다는 것과 박찬호에 대한 관심이 그에게 부담감이라는 역효과로 다가오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가 섞여있는 것. 투수코치 오럴 허샤이저도 찬호급 투수로서는 보통의 연습경기 투구였다면서 지금 ‘찬호 워치(Chan Ho watch)’가 발효된 것은 알지만 지금 단계에서 평가는 밝힐 수 없고 우리는 그가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기만 할 뿐이다라고 말해 박찬호에 부담이 될 소지는 사전에 모두 차단하겠다는 자세를 나타냈다. 지난 2001년 레인저스와 5년간 6,500만달러의 빅 딜을 체결한 뒤 2년동안 레인저스에서 10승11패, 방어율 6.06의 부진한 성적을 올리는데 그친 박찬호가 아무런 부담없이 재기해주기를 바라는 레인저스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자세인 것 같다.
사실 이날 박찬호의 투구내용은 상대타자들이 레인저스 개막 엔트리 진입이 불투명한 무명선수들임을 감안해도 상당히 위력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6명의 타자를 상대로 삼진 3개를 잡아냈고 단 1개의 타구도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6명 가운데 메이저리그 경험이 가장 많은 제이슨 타이너는 캐처 파울플라이에 그쳤다. 박찬호와는 LA 다저스의 트리플A 앨버커키 시절 룸메이트라는 인연을 갖고 있는 캐처 켄 허커비는 그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공을 뿌렸고 원하는 곳에 볼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직구에 활기가 있었다. 계속 이렇게 던질 수 있다면 자신감을 회복해 예전의 찬호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박찬호가 올 시즌 부상의 악몽을 씻어버리고 레인저스의 에이스로 컴백, 퇴색된 ‘코리안특급’의 이미지를 되살릴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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