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쿱이 돌아왔다.
95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던 혼다 프렐루드 VTEC, 도요타 MR2 터보, 셰볼레 카마로, 미쓰비시 3000 GT VR-4, 폰티액 트랜스 앰, 도요타 수프라 터보, 그리고 마즈다 RX-7 R2 등은 그 후 몇 년간 싹 사라졌다. 그리고 2004년, 확실하게 컴백했다. 그것도 성능과 연비는 업그레이드되고, 가격 경쟁력은 좋아졌으며, 단순히 운전하는 재미뿐 아니라 출퇴근용의 실용성까지 겸비한 채로-.
자동차 전문잡지 ‘모터트랜드’ 3월호는 최근 다시 붐을 일으키고 있는 ‘돌아온 스포츠쿱들’ 중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2004년형 3종, 혼다 S2000, 마즈다 RX-8, 닛산 350Z 등을 비교·소개했다.
이전 모델과 한결 달라진 2004년형 혼다 S2000은 날렵하고 엔진 가속이 빠른 게 두드러진다. 마즈다는 스타일링, 뒷좌석 해프도어 등 전체적으로 파격이다. 핫 셀링의 고공행진중인 닛산, 그 중에서도 트랙 모델은 뚜렷한 윤곽과 파워풀한 V-6엔진, 스포츠카다운 사운드 등이 강점이다.
성능이냐, 뒷좌석이냐, 스타일이냐-. 스포츠카 매니아들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쿱 삼총사의 면면을 분석해본다.


■ 마즈다 RX-8 파격



파격은 값을 한다. 엔진, 핸들링, 스타일링, 그리고 패키징까지 전부 독특하다.
1.3리터 엔진에 최대 출력은 182마력. 전기모터처럼 회전속도가 빨라 포셰 911이나 페라리 모데나를 연상케 한다. 또 엔진과 트랜스미션, 운전축이 일렬로 적소에 놓여 동력전달 과정에서 생기는 진동이나 소음을 줄인다.
프론트와 사이드, 헤드커튼 에어백을 장착해 안전도를 높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차 크기에 비해 연비가 좋지 않다는 것.
결론은 RX-8이 기술적으로 가장 빠른 차도, 핸들링이나 제동력이 좋은 차도 아니지만 성능이나 가격 면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링의 개혁이 괄목할 만 하고, 스포츠카뿐 아니라 출퇴근용으로 타기에도 안락함이나 안전도 면에서 가치 있는 차다.

■ 닛산 350Z 파워



닛산은 셋 중 제일 무겁다. 196~390파운드는 더 나간다. 그만큼 값도 한다. 무게 대비 파워가 셋 중 가장 좋다. 혼다나 마즈다보다 약 50마력이 더 강하고, 6,000rpm 이상은 쉽게 간다. 파워풀한 엔진, 멋진 사운드는 이 차의 최대 매력이다.
안 좋은 점도 있다. 밀어젖히고 나갈 때 좀 둔하다. 핸들의 반응이 다소 굼뜨기도 한다. ‘스포츠 카의 머슬카’로 불릴 만하다. 트렁크는 겉보기만큼 크지 않다.


■ 혼다 S2000 실속



2004년 모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속과 부드러움이다. 선이 분명했던 외관은 다소 부드러워졌고, 10% 더 커진 엔진은 편안한 서스펜션, 더 크고 넓어진 타이어와 함께 이 차의 실속 매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운전석은 한결 깊어졌으며, 머리받침에 붙은 스피커와 옵션으로 나온 위성 라디오 등은 철저히 스포츠카 지향적인 S2000의 만족지수를 배가시킨다.
혼다는 과감하다. 운전자에게 확실히 어필할 것들이 있다면 자질구레한 건 포기한다. 트렁크도 룸이 좁지만 일상성보다 스포틱함을 우선하는 혼다로선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혼다는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차다. 일상생활 출퇴근용으로서의 실용성은 떨어지지만 해질 무렵 노을지는 해안 도로를 질주할 때 이만한 차는 없다.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