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터 차·데이빗 강 교수, WAC 주최 세미나서 진단
차 교수,“이라크식 해법 안돼…김정일 정권 교체 시급”
강 교수,“북한 경제개혁 인내심 갖고 접근, 유도해야”
북핵 문제는 이라크식 해법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으며 북한의 경제개혁을 통해 해결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저명한 북한문제 전문가인 두 한인 교수가 강조했다.
빅터 차 교수(조지타운대·정치학)와 데이빗 강 교수(다트마우스대·정치학)는 지난 4일 저녁 워싱턴대학 케인홀에서 세계문제협회(WAC)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전문가적인 시각을 밝혔다.
풀브라이트 펠로우십을 두 번이나 획득하며 미국 정부 및 학계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하는 차 교수는“미 행정부와 북한의 핵문제 줄다리기가 10년간 진행되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한국의 햇볕 정책 등 유화 방법도 북한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매파가 북핵 해법으로 이라크전 방식을 사용하도록 자극하고 있지만 이는 자국의 안보 불안에 신경이 곤두 서있는 북한을 더욱 자극하는 일이며 오히려 6자 회담 외 모든 국가가 자발적으로 협력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도록 종용하는 국제적인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 타임스 등 주요 언론에 장기간 기고하며 세계 각국 정부나 유수 기업의 자문위원을 역임한 강 교수는“미 행정부는 북한의 변화, 곧 경제 개혁에 눈을 돌려 북핵 문제를 함께 풀려는 다각적인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북한이 2002년부터 배급제를 없애고 중국식 제한 자유경제를 도입하려고 시도중이라며 이를 위해 미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간섭정책을 펴 핵 문제도 원활히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닉슨 독트린 이후 중국이 지금 같은 자본주의와 유사한 시장경제 체제를 이룩하는데 30여년이 걸렸듯이 이제 막 알에서 깬 북한의 경제 개혁 의지를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차 교수는 그러나, 당근과 채찍이 통하지 않는 북한에게 개방적인 외교정책을 도입하는 것은 무리며 현재 김정일 체제로는 경제 개혁도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차 교수는 리비아식 해법으로 서서히 북한을 압박해 핵무기뿐 아니라 마약, 무기 수출, 위조지폐 유통 등으로는 북한 국민들을 먹여 살릴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도록 전 세계 정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통일에 대해서 강 교수는 장기적인 자세에서 전략을 수정하고 보완해야 된다고 충고했고, 차 교수는 한국 국민들이 정서상으로는 통일을 원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입장에서는 통일을 꺼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와 강 교수는 UN의 역할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취했고 미군 철수 혹은 감축에 대해서 장기적이고 원칙적으로는 찬성했지만 급작스런 철수나 감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폈다.
이날 두 교수를 소개한 한인유권자협회 이승영 회장은“오늘 NPR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한 저명한 교수 두 분을 초빙해 고견을 들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하며 한인사회에서도 북핵 문제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귀한 시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방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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