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트렌드
커리어 우먼 증가로 경제적 부담 사라져 표준가구 4인 ‘흔들’
여성들의 점증하는 자신감이 자녀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까지는 두 명의 자녀를 포함한 4인 가구가 표준 가정형이었지만 90년대 후반 이후 세 명의 자녀를 두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
국립 보건통계센터의 2000년도 자료에 따르면 세 자녀를 둔 여성의 비율은 1,000명당 18.4명으로 1995년 이후 7%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여성의 평균 자녀수도 70~80년대의 1.7~1.9명에서 2명으로 늘어났다.
관계자들은 출산율이 높은 히스패닉 인구의 팽창이 평균 자녀수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백인 여성, 특히 커리어의 정점에 서있는 고학력 전문적 여성들 가운데서도 세 자녀 추세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과거 베이비붐 부모 세대와 달리 오늘날의 전문직 여성들은 더 이상 자녀와 직장 가운데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고 여기지 않고 가족과 직업을 동시에 추구하는 ‘수퍼맘’ 세대임을 반증하는 현상이다.
결혼 역사학자이자 현대가족위원회의 공동의장인 스테파니 쿤츠는 “가족 및 성 혁명이 진행중”이라며 여성들의 학력이 높아지면서 맞벌이 가정의 재정기반이 든든해져 3자녀를 기르는 것이 더 이상 경제적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가사 일을 돕는 남편이 증가한 것도 중요 요인에 속한다. 그래픽 디자이너 에이미 마니티(31)의 경우, 남편이 매일 음식을 요리하고 세탁도 해준다며 남편의 도움 없이는 풀타임 직업을 가지면서 2∼7세 아들 3명을 기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감하게 커리어를 포기하고 전업주부의 길을 선택하는 고학력 여성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센서스국이 2년 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아기를 키우는 여성들의 취업률이 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요즘 여성들이 세계 2차대전 시절의 전통적인 주부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세 자녀 갖기 추세는 오히려 여성에 더 많은 선택과 기회가 있는 시대를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변호사인 제시카 러너(38)의 경우, 3자녀를 키우기 위해 연방법무부의 좋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제시카와 같은 실력파 주부들은 출산이 출세길을 막는다는 고정관념을 단호히 거부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노동시장에 다시 뛰어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또 여성의 평균 수명이 79.9세로 증가하면서 결혼과 양육의 기간, 커리어를 추구하는 기간의 구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회학자들은 그러나 이같은 선택이 아직은 학력과 재력, 시장성이 높은 직업기술의 조건을 갖춘 소수의 여성들에 한정되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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