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목사
처음에 미국에왔을 때 다른 분들이 미국 에서 산 지 10년 되었다고 하시면 와, 정말 영어는 문제가 없으시겠 구나!하고 지레 짐작했다가, 실제 영어하시는 모습을보면서 정말 10년 산 실력이저 정도인가? 하고 실망했던 기 억이 납니다. 제가 미국에 산지 이제 17년이 되는데, 처음 한국에서 오는 분들이 제가 영어로 의사소통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할 때면 얼굴이 빨개지고 부끄러워 집니다. 그 분들이 제 영어를들으면서 무슨 생각할 지 알기 때문입니다.
골프치는 분들도같은 경험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오래 골프를 치고도 아직도 싱글이 아닌 분들을 보면서, 자신은 단기간에 싱글이 될 것이라고 믿고 큰 소리 치며 골프에 입문했던 분들이 지금 이 글을 읽으시면 혼자 빙그레 웃으실 것입니다. 골프가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때가 되셨기 때문입니다. 작고하신 삼성의이병철 회장이 했다는 말, 자식하고 골프하고 조미료사업만큼은 마음대로 안된다던 고백이 그래서 나온 것 같습니다.
저는 교회 다니시는 성도들이 교회의 권사님들이나 장로님들을 보고 뒤에서 흉보는 소리를 들으면 영어나 골프 생각이 납니다. 권사가 그 정도냐!, 장로가 그것밖에 안되느냐!는 말을 하기는 참 쉬운데, 저 분이 나중에 권사되고 장로되면 어떻게 감당하려 고 그러나! 걱정이됩니다.
아마 교회 다니지 않는 분들도 교회 다니는 분들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드실 것입니다. 예수님 믿고 기독교인이 되면 사랑을 실천하고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고 구제하는 것이 본분이라는 것은 교회 다니지 않는 분들도 너무 잘 알고 계십니다. 그 래서 교회 다니는 분들과 교회에 대한 기대가 높은 나머지 교회가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할 때면 강력하게 교회를 비판합니 다. 교회에서 싸움 이 나고 분열하면 더욱 비난은 거세집니 다. 저는 그런 분들이 교회를 다니면서 교인이 직접 되보시면 비난보 다는 이해가 깊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육체와 정신의 욕구가 있고, 생활 전선에서 일을 해서 먹고 살면서, 가정에서는 배우자와 더불어살고, 자녀들의 고민과 갈등에 같이 참여하는 삶 속에서 자기 자신 의 문제도 어떤 때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벅찬데, 거기다가 수입을 쪼개서 교회에 헌금하고 이웃을 구제하고, 시간을 쪼개서 사회 봉사를 감당하고, 성경을 공부하며, 주변 사람들과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삶을 사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한 번 교회 다니면서 직접 겪어 보시면, 현재 교회 다니시는 분들이 그만큼 사는 것도 보통 위대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 것이라고 확신합니 다. 교회 다닌지 10년, 2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신앙과 인격이 그것밖에 안되는가 하고 의아해 하실 테지만, 그만큼 하는 것도 사실 굉장히 잘하는 것입니다.
마치 어린 아이 때는 부모님이 형편 없이 보이고, 자기가 커서 부모되면 그렇게는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사람들이, 자기가 부모 되어 자식 키워 보니, 부모님 반만 되어도 좋겠다고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직접 부모가 되고 보니 우리 부모님이 얼마나 험한 세월을 고생하시면서도 훌륭하게 저희들을 키우셨는 지 이제는 알겠습니 다.
그래서 저는 목회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실망스러 운 모습을 보일 때도 뒤에서 흉보기 보다는 기도하려고 합니 다. 저도 목회하면 서 부족한 모습을 보일 때 주변에서 격려하고 기도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그렇게 오순도순 보듬어주면서 같이 사는 재미로 교회 다니고 신앙 생활 하며서 나이가 들어 가고 신앙도 철이 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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