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맨 오른쪽) 국회의장이 의장석으로 진입하려고 하자 임종석·유시민 의원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회 경위들의 제지를 뿌리치고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서울본사 - 이종철 기자>
설마했는데 야당의 쿠데타 자업자득…
LA한인들 반응
11일 저녁 한국의 헌정사 최초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순간을 접한 한인들은 충격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이번 결정이 불러올 파장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 TV뉴스 생방송을 볼 수 있는 호텔과 대형 식당에서는 한인들이 시시각각 전달되는 TV속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탄핵정국’이란 거대한 회오리 바람속에 빨려 들어가고 있는 한국을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모습을 정리했다.
LA 한인타운의 한 하숙집에서 한인들이 TV 생방송을 통해 탄핵안 가결 소식을 지켜보고 있다. <김영수 기자>
◎…탄핵 소식을 접한 LA노사모는 이날 밤 모처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한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인 토의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 결정의 부당성을 알리고 4.15총선 지원방안이 적극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오 대표일꾼은 “부정부패로 곪을 때로 곪은 국회의원들이 민의를 저버린 채 가결한 것은 쿠데타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티나 이(33)씨는 “국회표결을 앞두고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을 제안할 줄 알았는데 기자회견 내용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노사모 등 특정소수가 아닌 국민전체를 위한 정치를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는 케빈 이(41)씨는 “노 대통령은 현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일을 해왔다”며 “그의 역할은 수 십년간 손대지 않았던 썩은 뿌리를 걷어내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옆에 있던 나무도 건드린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금도 깨끗하지 못한 거대양당이 탄핵 운운하는 것부터 웃기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직장 동료들과 한 식당에 앉아 있던 이규학(50)씨는 “어제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말장난이 심하다는 생각과 야당의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말 투표가 강행될지는 예측하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제이 신(43)씨는 “매회 울어대는 장면이 나오는 한국 드라마 같은 정치를 보면 스트레스만 더 받아 외면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20여명의 한인들의 의견은 연령에 따라 현저히 달랐다. 40대 이후 세대는 국회 결정이 “잘됐다”고 평가한 반면 20대들은 국회 의원들이 국민을 내세우며 정치 보복을 했다고 주장했다.
중학교 때 미국에 왔다는 서연주(24·여)씨는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을 국회의원들이 쫓아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채프만 플라자 내 여성 의류판매점 업주 이금주(49)씨는 “이번 결과는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란 생각이지만 조국이 잘돼야 해외동포 위상도 함께 격상되는데 정치가 저 모양이라 걱정”이라고 한숨을 긴 한숨을 내쉬었다.
◎…300여명의 한인 상공인이 참석한 11일 ‘상공인의 밤‘ 연희장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식이 전해지자 참석자들은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에리카 김 LA한인상의 회장은 “한국에서도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잘못되면 국민들의 도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밝혔다.
남가주 한인무역협회 이덕치 회장은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경제발전이 지장을 받을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강석희 한미민주당 고문도 “이번 사태가 정치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흥률 기자>
<구성훈·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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