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필요해서 산 연장, 예뻐서 산 가방, 언제고 다시 쓸 것 같은 그릇, 작아졌지만 아까와서 남에게 줄 수 없는 옷 등등, 이런 저런 물건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집안에 늘어 놓고, 벽장에, 차고에 잔뜩 쌓아 놓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 많은 정도가 아니라 국가적 문제라고 단언하는 TLC의 히트작 집안정리 쇼 ‘클린 스윕’을 진행하는 피터 월시의 말처럼, 미국 가정들이 갖고 있는 물건들로 인해 질식하지 않도록 돕는 업계의 규모도 거대화하고 있다. 국제가정용품협회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2002년에 공간및 벽장 정리용품 구입에 5년전보다 무려 19%나 늘어난 50억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TV에는 지저분한 집을 선정, 주인을 야단쳐 가면서 버릴 것, 보관할 것, 팔 것으로 분류, 정리해주는 프로그램이 히트, TLC의 ‘클린 스윕’, HGTV의 ‘미션 오거니제이션’은 각 채널에서 상위 10위에 드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출판계에서도 마찬가지. 독자들에게 살 빼기나 기막힌 섹스 같은 것이 아니라 물건을 언제 버릴 것인가에 대해 충고하는 기사로 잡지 ‘리얼 심플’은 창간 4년만에 발행부수가 4배로 늘어난 1550만부가 됐다. 조애나 코퍼스틱과 메릴 로이드가 쓴 ‘스마트 스토리지’ 같은 책은 머리빗을 바구니에 담는 법이나 홈오피스에 서류정리함 만들기를 예쁜 사진을 곁들여 가르쳐준다. 읽기 보다 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비디오도 많다. 그런가하면 다른 사람의 살림을 정리해주는 일로 시간당 40~200달러를 받는 정리 전문가들도 많아졌다.
물건을 사들이는 것도 좋지만 없이 사는 것 역시 좋다는 소비자들의 메시지를 받아들인 소매상들도 발빠르게 대처, 정리용품 전문점 콘테이너 스토어가 작년에 판 투명 정리함은 200만개가 넘는다. 1978년에 댈라스에서 창업, 현재 31개 매장에서 1만개가 넘는 정리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이 체인은 올해 매출을 3억7000만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6년간 해마다 매출이 20~25%씩 신장된 이 체인의 목표 고객은 교육 수준이 높고 여행을 많이 다니는 연 가계 수입 10만달러 이상의 24~45세 여성. 바로 바쁘고 바쁠 사람들이다. 퍼스트 레이디 로라 부시 여사도 오스틴 매장을 자주 찾았던 이 회사 제품은 TV의 정리 프로그램에도 단골로 등장한다.
이밖에 윌리암스-소노마의 ‘홀드 에브리씽’ 라인, 25개 매장을 갖고 있는 가정및 오피스용품점 체인 ‘오거나이즈드 리빙’등도 집안정리용품 업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물론 세이프웨이나 타겟 같은 수퍼마킷이나 할인매장에도 정리용품은 넘친다.
빨래와 신문을 산처럼 쌓아놓고 대부분의 여성지나 주택관련 잡지들이 정기적으로 싣고 있는 벽장및 부엌 정리에 관한 기사를 읽기만 하는 사람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부담할 능력이 있어야 하지만, 미국정리전문가협회(www.napo.net)에 따르면 1985년 창립 때 5명이다 현재 2200명으로 늘어난 회원들은 풀타임으로 일하면 연간 4만~20만달러씩을 벌어들인다.
TV 쇼의 인기및 무언가를 사지 않고는 못배기는 습성상 전문가를 찾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데 매릴랜드주 체비체이스에서 정리전문가로 개업중인 엘렌 엡스틴의 경우 새해의 첫 월요일인 지난 1월 5일에 무려 28통의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았을 정도다. TV 프로그램 ‘’클린 스윕’에도 매회 자기 집을 출연시켜 달라고 신청하는 사람이 25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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