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2차 시국선언 준비 위기 고조
대학 동맹휴업 주동자도 엄중조치키로
정부가 전국교직원노조의 ‘탄핵무효 시국선언’이 공무원 집단행위 금지규정에 어긋난다고 보고 고발 및 징계절차를 밟고 있는 반면 전교조는 대규모 2차 선언을 준비 중이어서 정면 충돌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탄핵반대 동맹휴업’을 결의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지도부도 엄벌한다는 방침이어서 무더기 징계사태가 우려된다.
서범석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은 25일 “전교조의 시국선언과 민노당 지원 모금활동 등은 실정법에 명백히 어긋나는 집단행동이자 정치활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시국선언 주도 및 서명 참여교사의 위법 정도를 가려 고발 및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시ㆍ도 교육감에게 긴급 지시했다.
하지만 서명 교사 2만명을 모두 처벌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전교조의 총선수업과 2차 시국선언 등 향후 대응방식에 따라 징계 범위와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교조는 총리실이나 교육부의 징계 방침에 거세게 반발하며 당초 예정대로 이번 주 중 총선수업 자료를 발간하고 4월2일께 소속 교사들의 추가 서명을 받아 2차 시국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재욱 전교조 정책실장은 “시국선언은 특정 정당을 지지한 것이 아니고, 탄핵 사태에 대해 국민의 70% 가량이 공감하고 있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번 선언이 법을 위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교육부도 부당하게 징계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와 전교조의 갈등이 대규모 징계사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일선 학교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비록 단순 서명교사에겐 경고 등 가벼운 징계가 내려지더라도 2만명 이상의 교사가 연루된 데다 추가 시국선언이 준비되고 있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등 심각한 후유증을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많은 서울 B고의 한 교사는 “어떤 형식으로든 징계 조치가 강행될 수밖에 없는 긴장국면이 전개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이 제대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걱정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6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전교조 비판성명 발표를 논의키로 했다.
대학가도 탄핵 관련 징계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교육부는 한총련이 ‘탄핵반대 동맹휴업’을 결의한 데 대해 이날 전국 대학의 총ㆍ학장에게 공문을 보내 주동 학생들을 학칙 등에 따라 엄정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24일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 총장 24명을 만난 데 이어, 이날 광주ㆍ전남지역 총장 22명을 만나 학생들이 동맹휴업 등 집단행동에 나서지 않도록 설득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부산대와 동아대는 이미 교내 찬ㆍ반 투표를 거쳐 이날부터 동맹휴업에 들어갔고 나머지 대학들도 4월2일을 목표로 홍보벽보를 붙이는 등 선전작업을 벌이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재학 기자 goindol@hk.co.kr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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