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목사<산타클라라 한인 연합감리교회>

교인들 사이의 갈 등을 보면 말씀의 내용이 잘못되는 경우 보다는 말하는 사람의 위치가 잘못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게 됩니다. 올바른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부부가 싸우면서 서로 성경을 인용합니다. 남편은 ‘아내 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 를 주께 하듯하라’(에베소서 5:22)고 성경이 말하고 있는데 당신은 왜 내 말을 안들어? 하고 화를 냅니다. 또 아내는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 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 (에베소서 5:25)고 성경이 말하고 있 는데 당신은 나를 위해서 해 준 것이 무엇이야? 하고 화를 냅니다. 이 가정은 깨지는 가 정입니다.

이 경우에 서로 인용한 성경 말씀이 틀린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틀렸습니 다. 즉, 앞의 문장은 아내가 인용하면 서, 여보 내가 당신을 주님 섬기듯 섬기지 못해서 죄송해요하고 말하고 뒤의 문장은 남편이 인용하면 서 여보, 내가 그리스도께서 교 회를 사랑하시고 위하 여 자신을 주심같이 못해서 미안해요 하고 말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그 가정은사는 가정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내가 부모로서 모든 것을 다 해주었는데 너희들은 왜 말을 듣지 않고 속을 썩이느냐?하고 야단치고 자식은 부모에게 우리들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야단만 치십니까?하고 대드는 집안은 콩가루 집안입니 다. 그러나 부모가 자식에게 내가 좀더 잘해주고 대화의 시간을 갖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그렇게 헌신하고 희생하신 부모님이 무 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오히려 저희가 효도가 부족해서 죄송합니 다 하면 그 집안은 대대로 축복받는 가문이 될 것입니다.

목사는 교인들에게, 제가 성도님들의 사랑을많이 받고 좀더 희생하고 본을 보이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고 말하고, 교인들은 우리들이 목사님을 좀더 잘 섬기지 못하고 순종하지 못해서 죄송합니 다 하고 말하면 그 교회는 사는 교회입니 다. 그런데 목사는 교인들에 게 목사 대접이 왜 이렇게 형편없느 냐!고 불평하고 교인 들은 목사에게 목사가 왜 더 헌신하고 본을 보이지 못하느냐!고 불평하면 그 교회는 죽은 교회입니 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제가 정치를 잘 못하고부족한 것이 많아서 죄송합니다 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하고, 국민들은 우리 대통령이 열 심히 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따라 가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는 나라는 사는 나라입니다. 국민들은 대통령 때문에 나 라가 망한다!고 비난하고 대통 령은 국민들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탄식하면 그 나라는망하는 나라입니다.
우리들은 어떤 내용이 옳은 내용인가 하고 말의 내용을 정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쓰고 교육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누가 말할 때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있을까 하는 문제를 생각하는 일에는 시간도 많이 쓰지 않고 교육도 덜 받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는 누가 어떤 입장에서 말하는가 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저는 우리들이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는 어떤 입장에서 말하는가를 먼저 생각하기를 기도합니다. 내 설교가내용이 좋은가에 신경 쓰기 보다는 정말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고 위치에 있는가에 더 기도하면 서 준비합니다. 우리들 이 모두 서로를 먼저 돌아보는 가운데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하고 감싸주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