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야기> 이은희 (결혼가족치료사)

당신이 지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세요? 성인 남녀 30여명에게 물었다.
제1위는 돈이 차지했다. 그것도 수백만달러 이상의 많은 돈만이 자신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30대 초반의 백씨는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백씨는 1백만달러 이상의 돈으로 커다란 집을 하나 사고, 멋진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세계여행을 하며, 생계를 위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30대 중반의 김씨는 10여년 전에 미국에 왔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이들을 보며 무척 부러워했었다. 영주권이 해결되고 영어만 뚫리면 아무 걱정 없는 행복한 삶을 누리리라고 확신했다. 좋은 동네의 아담한 집에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기르며 어렵지 않게 살게 되었다. 영주권도 진즉 해결이 되었다. 하지만 영어에서 오는 어려움은 아직도 자신감을 위축시키고는 한다. 영어가 해결되는 날, 날아갈 만큼 행복할 것 같다.
60대 말의 박씨는 어려웠던 시절 교육도 받았고 평생 건강했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운동선수로 활약하던 때에 수상경력 또한 있다. 그런데 1년여 전에 중풍이 와서 쓰러진 이후로는 거동하기가 불편하다. 운전면허증까지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자신이 해결하지 못하기에 타인에게 늘 의존해야만 한다. 건강을 회복하거나 독립적인 생활을 다시 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50대 중반의 송씨는 이제 곧 정년퇴직을 할 계획이다. 아들 둘을 키우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첫째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여 아주 예쁜 손녀까지 낳아 주었다. 둘째 아들은 대학에 가는 대신에 타주로 직장을 잡아간 뒤에 간간이 소식을 보내는 정도이다. 아들 교육방법론에 대해 남편과 잦은 의견충돌이 있었다. 20년을 넘게 남편과 갈등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자신이 남편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들 둘 또한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기를 수 없었다. 남편과 자식들을 자신의 잣대에 맞춰서 바꿔 보려는 노력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이제는 정년퇴직을 한 뒤에 어떻게 자신의 시간을 보낼까 연구중이다. 아무래도 내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는 가가 행복한 삶을 좌우하리라고 믿는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각 개인이 원하는 것은 참으로 다양하면서도 공통점이 있다. 당신이 지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세요?라는 질문은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의 질문으로 대치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험한 산 하나를 겨우 넘고 나면 또 거센 물을 건너야 하는 힘겨움이 있는 것이 세상살이 같다. 삶이 우리를 실망시킬 때,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만족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이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것을 행복의 씨앗으로 심고 가꾸어 나갈 수가 있겠다.
당신은 지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