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7명 이라크서 한때 피랍후 석방
시민단체, 파병철회 및 서희·제마부대 철수 요구
국민행동 13일 美대사관 앞서 집회
9일 새벽 한국기독교복음단체총연합 소속 목사 7명이 피랍됐다가 극적으로 풀려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라크 파병에 반대해온 시민ㆍ사회단체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이라크의 위험한 상황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며 즉각적인 파병철회와 서희ㆍ제마부대의 철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ㆍ사회단체 간부와 실무자들은 이번 사태가 가져올 파장을 분석하기 위해 서로 연락을 취하는 한편 앞으로 파병철회운동을 어떤 방식으로 이끌고 갈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참여연대 권상훈 평화군축센터 간사는 “다행히 피랍 목사들이 풀려나기는 했지만 이라크 저항세력의 ‘피의 항전’ 속에서 한국군을 파견할 경우 군 장병과 한국 민간인이 언제든지 엄청난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더구나 전쟁의 정당성이 땅에 떨어진 상태여서 파병시 국가 위신의 추락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 염창근 사무국장은 “한국에 우호적인 이라크인들도 미국눈치를 보는 파병결정에 반한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파병을 하게 되면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국연합 정대연 정책위원장은 “상당수의 참전국이 기존 주둔 병력조차 철군하려는 상황에서 추가 병력을 보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파병을 강행한다면 시민ㆍ사회단체들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파병철회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여연대 전국연합 민주노총 등 351개 시민ㆍ사회단체로 구성된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은 9일 낮 1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추가파병 결정철회는 물론, 이라크 나시리야에 주둔 중인 서희ㆍ제마부대의 철수까지 요구할 방침이다.
또 국민행동은 13일 오후 미 대사관 앞에서 파병철회 집회도 개최키로 했다.
이에 앞서 8일 낮 국민행동은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에 동조한 현역의원과 국무위원 등 131명을 17대 총선 낙선대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이날 오전 파병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던 경실련은 피랍 사실이 알려지자 총선정국에서 파병철회 문제를 적극적으로 공론화하기로 했다.
고계현 정책실장은 “추가파병은 국민의 기본적 안위조차 고려하지 않은 파행적 결정”이라고 비난하고 “미국과의 사소한 의리를 내세워 졸속으로 결정을 내린 정치권은 이번 피랍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0일 임영신씨 등 평화운동가들을 ‘이라크 점령실태 국제조사단’에 파견키로 한 ‘이라크 평화 네트워크’는 한국인들의 잇단 피랍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출국은 예정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현지 실사일정이나 안전확보 문제에 대해선 현지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추가 논의를 거칠 것”이라며 “아직까지 일정 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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