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치이고… 중국산에 밀리고… 자금회전 안되고…
작년에만 25% 폐업… 협회 “회원 명부 새로 만들어야 할 판”
불경기와 중국산 제품 수입 증가, 수금 지연, 경쟁심화 등의 이유로 한인 섬유업계가 악전고투중이다.
한인섬유협회(회장 이동연)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원단 수출입·제조, 원사·염료, 염색·프린트, 브랜드 제조 등 300여 섬유업체 가운데 약 25%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협회 이동연 회장은 “섬유업계 불경기로 1년간 전체 회원의 25% 가량이 문을 닫았다”며 “회원 명부와 연락처를 새로 제작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봉제업계와 함께 다운타운 의류업계의 한 근간이 돼온 섬유업계가 이처럼 상황이 악화된 것은 불경기와 중국산 의류의 수입 증가로 주문 물량이 급감했고, 수금 기간이 수개월로 길어져 자금회전이 동결됐으며, 섬유업계가 호황을 누리던 2∼3년 전 군소 신생업체들이 급증해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중국산 면사의 작황이 나빠 미국 면사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불경기를 의식한 의류업체들이 완제품의 가격 인상을 주저하면서 원단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된 것도 한 요인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LA 다운타운의 원단수출입 업체 ‘아텍스 아메리카’의 강성용 사장은 “불경기를 지나오면서 과거 60일 미만이던 수금이 3∼5개월까지 늦춰졌다”며 “약 2년 전부터 생겨난 영세업체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에나팍의 프린팅 업체 ‘KUA 텍스타일’의 김홍명 사장은 “월마트나 타겟 등의 대량 주문이 중국으로 빠져 2∼3년 전에 비해 주문물량이 60∼70%밖에 안 된다”며 “적자는 누적되는데 자금회전은 더 안 좋은 상황이라, 믿을 만한 거래처를 선별해 납품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주는 “지난해 중국산 면사 생산량이 급감, 미국 면사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바이어들은 옷값도 못 올리고 주문량도 줄였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경기 호전 외에 올바른 상거래 문화 정착과 전문성 강화, 거래처 다양화 등의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단제조업체 ‘애나벨 텍스타일’의 스티브 이 사장은 “의류업체들은 수금기간을 지키고, 섬유업체들은 기술과 전문성을 강화해 주류 거래처 확보의 노하우를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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