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정학과 퇴학의 위기에서 자칫 좌절에 빠지게 될 이들이 다시 밝은 모습을 회복하는 순간들을 볼 때 마치 삶의 가장 아름다운 보석을 보는 것 같다. 얼마 전 고등학교 초기부터 알았던 청년이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찾아왔다. 자신도 만만치 않은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사춘기를 지내며 성장해온 경험이 있어 청소년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봉사하고픈 뜻을 비쳐와 검정고시반의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게 했다.
그런데 첫 3개월 동안 그에게서는 회의와 갈등의 모습이 역력했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그가 스스로 극복하고 그것을 통해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고 돕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신이 깨닫게 되기를 바랐다.
내가 아무리 이 일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한다고 해도 봉사자 스스로가 가치를 느끼는 진정한 봉사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남을 도울 때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봉사하는 사람의 마음을 뿌듯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시간 속에서 오히려 적지 않은 갈등, 즉 “과연 이렇게 수고하고 애씀이 저들에게 무슨 효과와 유익을 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낳게 하는 순간들이 더 많았던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 그 시간들이 잉태하고 만들어낸 보석과도 같이 아름다운 결과들을 가지고 오는 그들을 보면서 내가 했던 염려와 불안이 쓸데없었던 것이었던 것을 가르쳐준 14년이었다.
그것을 아는 나이기에 이 청년이 봉사하며 겪는 갈등을 나는 지켜보며 기다려 주어야만 했다. 그러기를 6~7개월이 지난 어느 날 그는 내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을 보며 “할 일이 없으신 분인가 보다. 그래서 이런 일을 하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었고, 자신이 봉사한 첫 3, 4개월 동안에는 자신 속에 분노가 생기는 것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일이 끝나고 피곤한 몸이지만 기대를 가지고 클래스에 들어가면 여지없이 숙제도 안 해오는, 그리고 수업 태도도 불성실한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도대체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나 라는 좌절과 허탈감에 분노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기를 수개월이 지나면서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아픔과 어려운 문제들을 알게 되며 누군가가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을 가지고 이들을 위해 있어 준다라는 사실이 얼마나 그들에게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동안 청소년 봉사활동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얼마 지나고 나면 그 자리를 떠나고 없었다.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하는 봉사자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지금에 와서야 느끼게 된 것 같다”라는 고백을 했다.
그리고는 어느 누구보다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되어주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젠 그 성숙한 열매들을 가지고 우리 기관의 봉사자의 자리에서 섬기는 청년들을 볼 때마다 삶의 아름다운 보석을 보는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생명이 영그는 그 과정들은 정말 소중하고 가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상숙/뉴패밀리 앤 포커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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