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욕시내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One million New York City adults cannot read above the 5th grade level.’란 글귀의 공익 광고판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책 위에 놓인 어른의 손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어린이 손을 배경으로 한 이 광고판은 글귀 그대로 ‘뉴욕시내 100만명에 이르는 어른들이 5학년 수준 이상의 독해 능력이 없다’는 비영리 단체 ‘리터러시 파트너스’(Literacy Partners)의 사회 고발성 포스터.
리터러시 파트너스가 올 1월부터 뉴욕시 전역에 운행되고 있는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소속 버스와 지하철 내부 광고판에 이 포스터를 부착, 올해 말까지 뉴욕시민들에게 문맹퇴치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홍보할 예정이다.하지만 정작 이 포스터가 올해 열일곱 살의 한인 청소년에 의해 제작된 작품이란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작품의 주인공은 바로 스태튼아일랜드 소재 토튼빌 고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브라이언 리군.
브라이언은 리터러시 파트너스가 뉴욕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포스터 공모전에 같은 학교 친구 2명과 함께 출품, 수십개의 경쟁팀을 물리치고 당당히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광고 디자인이 좋아 학교내 ‘버추얼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클럽에 가입해 활동해 오다 이번에 결실을 이룬 것이다. 모든 뉴욕 시민들이 제가 직접 만든 포스터를 본다는 게 너무 기쁩니다. 제 작품이 뉴욕시민들의 문맹 퇴치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광고 디자인을 계속해서 배워 세계 제1의 광고 디자인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게 브라이언의
욕심이다. 하지만 브라이언의 꿈은 정작 광고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데 있다. 바로 육군 장교가 되는 것.
베트남 전에 참전했던 아버지를 보며 자란 영향 때문인지 어려서부터 군인이 되기로 마음 먹고 차근차근 준비해오고 있는 상태.브라이언은 올해 6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커네티컷에 소재한 ‘유에스 코스트 가드 아카
데미’(US Coast Guard Academy)에 진학하기로 돼 있다.
이 학교를 진학하기 위해 지난 7년동안 주니어 R.O.T.C.와 보이스카웃 대원으로 활동해 왔는가 하면 비토 포셀라 연방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십 경력을 쌓았다.
특히 보이스카웃 활동을 하면서는 뛰어난 통솔력을 인정받아 최고의 영예직인 이글 스카웃 직위를 취득하기도 했다.처음엔 군인이 되고 싶다는 브라이언의 꿈을 탐탁치 않게 여기던 어머니도 이제는 후원자가 됐다.
어려서부터 전투기, 탱크 같은 장난감만을 갖고 놀고, 옷을 입어도 군복 무늬가 들어간 것만을 고집하더니만 결국 중학교부터 스스로 사관학교 준비를 위해 보이스카웃이나 ROTC 등에 가입해 활동하더라구요. 처음엔 변호사나 의사 같은 전문인이 돼 주었으면 하는 바램에 말리기도 했지만 브라이언의 희망이 워낙 커서 원하는 대로 밀어주기로 했어요
브라이언은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군대에 입대, 장교 코스를 밟겠다는 생각이다.다른 여러 분야에서는 한국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군대에서 만큼만은 크게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능한 가장 높은 계급까지 진급, 한국인의 위상을 떨치고 싶습니다.라며 활짝 웃는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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