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봉쇄·베트남전 구축함, 반세기 역사 수록
7월 하와이 합동군사훈련에서 격침 예정
퇴역 구축함 디케이터가 지난 주 마지막 긴 항해에 나섰다.
배에는 단 한 사람도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거대한 엔진도 침묵하고 있었다. 배수량 4,000톤의 선체는 ‘수’라는 이름의 강력한 예인선에 길이 0.5마일의 체인으로 묶여 있었다.
예인선에 이끌려 포트 와이니메를 출항한 구축함은 시속 6.4노트(약 7.3마일)의 느린 속도로 최종 목적지 하와이.로 향했다.
디케이터는 하와이에 닿으면 카와이 근해에서 이번 여름 격침될 예정이다. 군사훈련의 공격 목표로 최후를 맞게되는 것이다.
1955년 진수된 디케이터는 쿠바 봉쇄작전을 비롯, 베트남전 및 수많은 작전에 참여했었다. 이 구축함에서 근무했던 대부분의 장병들은 이 군함보다 나이가 어렸다.
“디케이터가 수장된다니 마음이 무척 아프다. 함상 근무를 하면 그 배는 삶의 한 부분이 된다. 배는 나없이 움직일 수 없고 나 또한 배없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배가 사라지는 것은 내 생애의 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1970년대초 디케이터 기관실에서 근무했던 필립 레드이글은 말한다.
지난 10년 동안 벤추라 카운티 해군 기지에 배속됐던 이 배의 명칭은 SDTS(방어 시험선박)로 바뀌었다. SDTS의 주 임무는 신형 미사일 목표물을 선미에 달고 항해하는 것이 전부였다. 선체가 노후화되면서 디케이터의 역할은 지난 해 종료됐다. 28년 된 퇴역 구축함 폴 F. 포스터가 디케이터를 교체한 것이다.
기상 조건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디케이터는 2,3주 후 하와이 진주만에 정박하게 된다. 그리고 7월이 오면 미국 호주 캐나다 칠레 영국 일본 한국이 참가하는 합동 군사훈련에서 공격 목표로 임무를 다하게 되는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