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모 잡지에서 미국식 열린 교육에 대한 비판을 쓴 재미 교육학자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은 미국식 교육법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것은 이미 성공한 한국식 교육을 죽이려는 사대주의적 교육 개혁이며 허울좋은 개별, 자율, 인성교육은 버릇없고 게으른 학생들을 만들고, 학교를 정글로 변모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는 학생들이 함부로 교사에게 대들고,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미국사회의 병폐는 교육을 잘못 시킨 학교에 그 책임이 있고, 그것은 열린교육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으므로 그가 제시하는 대안을 기대하며 읽어 내려갔는데 그의 대안은 주입식·암기식 교육으로의 회귀였다. 한 마디로 실망했다.
때로는 주입식도 암기식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창의력 개발이고, 도덕관의 확립과 실천이며 자신이 행복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준비 차원의 교육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열린 교육방법으로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발달시켜 오늘날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벤처사업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 우리는 미국에서 살고 있고 싫든 좋든 미국 교육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자녀에게 인간 교육, 내가 찾고 일구어내는 학습,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하여 투자하는 공부, 봉사하며 사는 세상, 다정하게 더불어 사는 습관 키우기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열린 교육의 병폐를 해소하는 방안을 찾는 길이다. 그것은 인성교육의 충실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물은 터주는 대로 흐른다고 한다.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병이 깊어지기 전에 사람이 되는 교육을 병행하면 이제 시작하는 병쯤은 치유될 수 있을 것이다.
효행은 만행의 근본이라고 했다. 그 방법은 먼저 우리의 전통을 소중히 계승시켜 뿌리교육을 확실히 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먹고사느라 가정에서 배우고 익혔어야 할 효 교육을 등한시한 것이 사실이다.
유교사상을 가진 조상들의 슬기는 외면했고 다가오는 서양문물에 휩쓸려 살다가 정작 중요한 조상의 얼을 챙길 시간적, 시대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자인한다. 그 결과 이론으로만 똑똑한 사람을 키웠고 부모의 과잉보호로 너나 없이 안하무인 격인 사람으로 성장했다.
요즘의 젊은 부모들도 그 자신이 전통 효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효 교육 방법을 모르고 있다. 효도하는 자식은 기본 행실이 되었으므로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강현우/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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