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3월에 결혼, 70년이 넘도록 혼인서약을 충실히 지켜온 시카고 한인 부부가 있어 진정한 부부사랑의 교훈을 전하고 있다.
이혼율이 계속 증가하고 가정의 소중함에 대해 소홀해지는 요즘 김승환(94세), 경희(89세)씨 부부는 결혼 70주년을 맞이해 캐나다에서 온 자녀, 손주, 증손주등 45명의 식구들과 미시간으로 이틀 동안 여행을 준비하고 20일에는 축하예배를 가질 예정이다.
부인 김씨는 “오래 산게 무슨 자랑이라고 인터뷰까지 하냐, 신문 보면 주위사람들이 웃을 것 같다”며 농담과 쑥쓰러움을 전하지만 이들은 한국 근대사의 험난한 골짜기를 함께 넘으며 5남 1녀 자녀를 훌륭히 키워낸 부모님으로 한인 사회에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한국에서 최초로 전도활동을 하던 부인 김씨의 아버지 소개로 만주 봉천(심양)에서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은 62년 브라질 1차 이민으로 브라질로 이민, 개척자로 엄청난 도전과 고생을 겪다 시카고에 사는 부인 김씨 동생의 초청으로 35여년전에 시카고로 이주, 현재에 이르렀다.
의학이 발달해 생명이 연장됐다지만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에도 힘든 세월을 함께 살아온 이들은 부부간의 도리를 지키고 성실히 일생을 살아온 보답을 받는 듯 남편 김씨는 지금도 골프를 즐기고 부인 김씨도 최근 잠깐동안 병원 신세를 지긴 했지만 인터뷰 내내 밝은 목소리와 유머 감각으로 정정함을 자랑했다.
“처음 아버지가 남편을 소개했을 때 남편 집안이 기독교가 아니라 어머니가 반대를 많이 했지만 아버지가 뜻을 굽히지 않아 결혼을 하게 됐죠. 가끔 싸우기도 했지만 이렇게 오래 함께 의지하며 지내니 좋습니다.”20살 꽃다운 나이에 결혼한 부인 김씨는 70년이란 세월이 길지 않은 듯 남편이 마냥 좋기만 하다는 표정이다. “저도 좋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기독교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 걱정도 없고 하늘나라로 갈 희망에 살고 있습니다”남편 김씨도 부창부수 아니랄까 만족감을 전했다.
기독교를 의지하고 종교적인 생활에 충실한 탓인지 편안하고 근심 걱정 없는 듯한 이들의 결혼 생활 비결은 단연 서로 양보하고 참는 것. 이들은 요즘 한국이나 미국 젊은이들이 툭하면 이혼하는 것을 보면 답답하고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부인 김씨가 “결혼할 때만 해도 여자가 시집가면 시댁에 뼈를 묻는다는 생각으로 갔다”며 “여자가 더 참아야 한다”고 말하자 남편 김씨는 “내가 더 참지 않았냐”며 부부가 서로 양보하고 져줘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일깨워 준다.
“나라에서 주는 혜택을 받으며 편안히 사는 것이 미안하다”고 할 정도 아직 활력이 넘치는 이들, 앞으로의 소망을 묻자, “이제 인생에서 더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남은 일생 지금까지와 같이 하나님을 열심히 믿고 하늘나라 갈 준비를 충실히 하고 싶고 자녀와 후세들이 기독교에 의지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소박하게 답했다. 또 남편 김씨는 “지금 양로원에서 하고 있는 성경공부 인도도 열심히 하고 싶다”고 사회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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