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아시아 외면정책
▶ 캠벨 CSIS 부소장
중동에 발이 묶여 다른 지역, 특히 격동하는 아시아를 외면하는 미국의 일방적인 외교정책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커트 캠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이 22일 경고했다.
캠벨 부소장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게재된 `미국이 위험을 각오하고 아시아에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냉전종식 이후 아시아는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9.11테러 이후 급격히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9.11테러 직전까지는 미국의 전략적 초점이 `어제의 문제’를 가졌던 유럽에서 `내일의 문제’를 가진 아시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었으며 이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로 여겨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 도전은 여전히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남?북한과 긴장 관계에 있는 중국과 대만, 위험한 핵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야기될 것으로 믿고 있었다.
유럽에서 하룻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은 사라졌으며 이스라엘의 중요성을 제외하면 중동은 실패한 국가들이 모여 있는 중간 정도의 중요성을 지닌 지역에 불과했다.
하지만 9.11테러는 이런 전략적 우선순위를 순식간에 뒤바꿔 놓았고 이후 미국은 이라크에 발이 묶여 아시아를 되돌아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캠벨 부소장은 이러는 사이 아시아에서는 엄청난 전략적 의미를 갖은 일들이 신속하게 전개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미국은 소외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는 거대 강국 중국의 등장이다. 중국은 이제 아시아 지역 모든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외교적 군사적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총체적으로 볼 때 미국은 여전히 아시아의 초강대국으로 남아 있지만 중국은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아시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강성 또는 연성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또 이른바 `악의 축’ 가운데 하나인 북한은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성공해 미국을 진퇴양난에 빠뜨리고 있고 평화주의자였던 일본은 외교?군사 분야에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어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캠벨 부소장은 동남아시아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등 아시아 역사상 가장 대담하고 결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나 미국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라크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미국은 다시 아시아로 초점을 맞추게 되겠지만 미국이 아시아로 돌아왔을 때의 아시아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아시아가 아닐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캠벨 부소장은 북한 문제와 관련, 직접 대화를 거부하는 미국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의 공동전선에서 이탈해 독자적인 행보를 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한 미군 1만2천명을 이라크로 차출하기로 한 부시 행정부의 결정은 군사적으로는 타당할지 몰라도 미국의 협의 태도와 인접 지역에서 미군이 갖는 억제력의 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캠벨은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역임한 캠벨은 아시아는 레이저와 같이 정밀한 초점을 맞춰야 하는 민감하고도 중요한 지역이라면서 미국은 이라크 문제가 진정되는 즉시 다시 아시아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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