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면 제일 먼저 들리는 소리가 <여보세요>입니다.
우리들은 미국에 와서 살기 때문에 대부분 <헬로>하면서 전화를 받지요.
그런데 그 <헬로>소리 한마디에 그 집의 분위기를 당장 추측해 낼 수 있습니다.
명랑하고 힘차게 <헬로>하면 그 집이 온통 힘차게 들리고 맥없이 겨우 <헬로>하면 내 전화가 방해가 되나 싶어 웬지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전화처럼 사실상 무례한 물건도 없습니다. 100살 넘게 건강하게 산 뉴욕의 두 자매는 전화없이 산 것이 장수의 비결책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상대방이 곤하게 낮잠을 자는지 한참 음식을 볶고 있는지, 막 약속시간에 되어 나가는지도 모르고 느닷없이 전화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 형편이고 받는 사람으로서는 싫으나 좋으나 <헬로>하고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헬로>라는 짧은 한마디를 하는데 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밖에서 내가 내 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아이들이 성의없이 <헬로>하면 ‘아 이거 뭔가 잘못되었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애써 크게 잘 받으라고 여러번 일러둔 기억이 납니다.
세상만사 귀찮은 사람처럼 겨우 <헬로> 하는 것과 즐겁게 <헬로>하는 것 사이에는 잃고 얻는 것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부부간에 냉전을 하다가도 좀 부드럽게 <헬로>하면 대화가 좀 부드러운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헬로>했는데 너 어디 아프냐하고 꼭 집어내던 어머니의 음성이 귀에 쟁쟁해 요즈음에는 좀 피곤해도 크게 <헬로>를 외쳐 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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