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간호사들도 잘 안씻는다니…
병균의 감염을 막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 손씻기련만, 가장 앞서가는 병원의 의사및 간호사들조차 손을 충분히 씻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금만 더 자주 씻어도 감염율 ‘뚝’
연방질병통제센터 지침 내린지 2년여
병원들 포스터 부착등 직원독려 안간힘
연방질병통제및예방센터(CDC)가 전국의 종합병원에 환자들의 병균 감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속 의사, 간호사및 기타 직원들이 손을 더 잘 씻을 필요가 있음을 주지시킨지도 거의 2년이 됐다. 이에 보스턴 지역의 서너개 종합병원은 손씻기를 장려하기 위해 중환자실 벽에 포스터를 붙이고, 손씻기 실행률이 증가한 유닛에 피자 파티를 열어주었으며, 누구나 손씻을 기회를 놓친 직원을 목격한 횟수를 기록하게 하는등 전면적인 캠페인을 벌였었다.
그러나 손씻기에 관한 한 가장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펼쳐온 것으로 평가되는 브리검 위민스 하스피털의 경우에도 아직 일부 중환자실의 실천율은 80%에 불과하며, 그것도 상으로 영화관 입장권이라도 나눠 줄 때만 그 정도지 인센티브가 없어지면 바로 비율이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직원들은 19세기 중반부터 손씻기의 중요성을 알아 왔다. 1847년에 이그낙 제멜바이스 박사가 직원들에게 손을 씻으면 출산 이후에 사망하는 산모의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며 손씻기를 요구하다 비에나의 한 병원에서 쫓겨난 이후 이삼십년이 지난 후부터였다.
CDC가 2002년에 내놓은 손씻기 지침은 손을 씻는 직원들이 조금만 더 늘어나도 환자의 감염율이 50%나 떨어진다는 제네바대학병원 연구에 따라 병원 직원들에게 언제, 어떻게 씻을 것까지 자세히 안내한 것이었다. 감염 전문가및 연방 통계에 따르면 미국 환자의 5~10%는 병원에서 병균에 감염된다. 이렇게 연간 200만건 가량의 감염으로 9만명이 죽고 45억달러가 소모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사와 간호사들을 열심히 손을 씻게 만들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대체로 손씻기는 그들의 직무상 우선순위에서부터 밀린다. 미국 병원의 95%는 비누나 물을 쓰지 않고 그냥 손에 문지르기만 하면 박테리아가 죽는 젤을 비치해 놓고 있는데 아무리 빨리 마른다해도 30초는 필요하므로, 바쁜 병동에서 돌보는 환자가 바뀔 때마다 손을 씻을 경우 1시간에 10분은 손씻기로 보낼 수도 있게 된다. 그보다는 환자의 진찰이나 약의 분량을 다시 한번 검사하는 일이 더 중요하므로 손씻기는 뒷전이 되는 것이다.
수술실 같은 곳은 오래전부터 완전살균돼 왔지만 병원내 다른 방에서 환자의 차트를 뽑아 들거나, 넥타이를 바로 잡거나, 컴퓨터 키보드로 타이핑을 해도 병균을 쉽게 옮길 수 있다. 병원 직원들의 경우 라텍스 장갑 사용이 또 하나의 장애가 된다. 장갑만 끼면 충분히 보호된다고 착각한 나머지 장갑을 끼기 전이나 더러워진 장갑을 벗고 나서 손을 씻지 않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 손을 잘 씻으면 질병이 얼마나 줄어들지도 확실하지는 않다. 스위스 연구에 따르면 4년 사이에 전체 병원내 실천율이 48%에서 66%로 상승하면서 환자들의 감염율은 반으로 줄었지만, 손만 잘 씻는다고 모든 감염을 막을 수는 없다. 정맥 주사, 수술한 자리, 호흡기 튜브등은 언제나 의심스럽고, 병원 직원이 아니라 방문객이나 환자들에 의해서도 병균이 퍼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병원에서 직원들의 손씻기 실천율이 80~85% 정도 되면 감염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CDC의 손씻기 지침을 만든 존 보이스 박사는 말하는데, 병원 측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의사및 간호사들의 손을 씻기지 못하다면 환자가 나설 수도 있다. 과거엔 손씻기에 신경쓰는 환자가 별로 없었으나 요즘은 입원하면서 핸드젤을 가져 오거나 병원내 매점에서 구입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으므로 이젠 의사에게 손씻기를 요구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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