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의 건물은 한인이 소유해야 한다”며 “예쁘게 고쳐서 타운의 가치를 높이고 싶다”는 리오(왼쪽)·줄리아 이씨 부부.
리오·줄리아 이씨 부부 LA·라스베가스에 40여동 소유
93년 카드 빚 내 첫 매입… “싸게 사서 불리는 것이 취미”
30대의 젊은 한인 부부가 LA와 라스베가스 등지에 무려 40동 이상의 아파트를 소유해 화제다.
LA의 아파트 재벌로 불리는 도널드 스털링(LA 클리퍼스 구단주)과 비교돼 ‘코리안 스털링’으로 불리는 한인 영 파워의 주인공은 35세의 리오 이, 줄리아 이씨 부부.
크레딧 카드로 종자돈을 마련했을 만큼 평범했던 이들은 오로지 부동산에 대한 연구로 한인타운과 할리웃, 다우니, 사우스베이 등 LA카운티 전역과 라스베가스 등 타주에 40여동이 넘는 아파트와 샤핑센터 4동을 소유, 10년만에 거부 반열에 올랐다.
올 들어서만 7개월 간 15개의 건물을 매입했는데 한인타운의 경우 “버몬트부터 윌튼 사이 골목마다 서너 개씩은 된다”는 설명. 최근엔 상가에도 눈을 돌려 3가의 358만 달러 짜리 상가에 이어 시가 730만 달러의 6가 메디칼 빌딩을 매입 중이다.
이들의 ‘수집’ 활동은 지난 94년 시작됐다.
USC의 평범한 대학생이던 리오씨는 93년 여름, 아파트 렌트 건지는 셈치고 당시 차압매물로 나온 근처의 4유닛 아파트를 30만 달러에 구입했다. 다운 페이먼트로 사용할 종자돈은 크레딧 카드 몇 개를 5,000∼7,000달러씩 긁어 마련했다. 당시는 부동산이 폭락, 차압 매물이 널려있고 공실률도 높던 때. 94년 이씨는 24유닛 아파트를 29만 달러에 ‘건지면서’ 본격적으로 아파트 수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때부터 다운페이할 돈이 모일 때마다 하나 둘씩 사들인 아파트는 97, 98년 렌트가 급격히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렌탈 수입과 시가가 수직 상승했다.
이씨 부부는 아파트를 사고 관리하는 것 외에 다른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다. 리오씨는 좋은 물건을 찾고, 줄리아씨는 공사팀을 두고 직접 관리한다.
한번 사면 팔지도 않는다. 이들의 매입 철학 1호는 싸게 산다는 것이다. 워낙 전문적으로 해와서 척 보면 가치 대비 가격이 한눈에 들어온다.
스스로 “직업이자 취미”라는 이들은 “재산 증식보다 바겐으로 아파트 사서 불리는 재미, 그 자체가 좋다”며 부동산 시장의 흥망에 관계없이 자손 대대로 물려줄 계획이란다.
이들 부부는 타운을 하나의 작품으로 생각한다. 타인종들이 주인이던 건물이 매물로 나오면 사서 리모델링 하고, 좋은 테넌트 받아서 그 건물과 주변환경, 타운의 가치가 높아지는 게 자식 키우는 것처럼 뿌듯하다고 한다. 특히 “한인타운의 건물은 한인이 소유해야 파워가 커진다”는 철학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실제생활은 한마디로 ‘짜다’. 차는 99년산 셰볼레 서버번 1대, 옷차림은 늘 반바지와 T셔츠, 운동화가 유니폼이고 세 자녀는 사립 대신 한인타운의 공립학교에 보낸다.
“우린 젊고, 우리가 그랬듯 아이들을 평범하게 키우고 싶으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반면 건물 공사에는 아낌없이 쓴다고 한다.
집만은 욕심이 있어서 6개월 전 프레몬트 플레이스에 있는 8,500여 스퀘어피트의 600만 달러짜리 집을 샀다. 그것도 이들의 매입 철학에 충실하게, 파산 매물로 나온 것이라 525만 달러에 ‘건졌다’.
“남들은 성공이라지만 우린 아직 시작일 뿐”이라며 비결이라면 “적시에 투자하고 브로커 등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운도 따랐기 때문”이라고 밝히는 이씨 부부는 “재미있을 때까지 계속 건물을 살 거고, 좋은 일에 기부할 곳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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