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척도로 인식되면서 추세 가속
평균 2,329sqft…1950년대의 2배이상
현재 미국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추세 가운데 하나는 주택의 대형화다. 실내 면적이 넓은 집을 짓고 있는 것이다.
천장이 성당처럼 높고 옷장은 조금 과장해서 뉴욕 아파트만큼 넓은 집들이 많다. 자동차 세대를 주차할 수 있는 차고도 기본이다.
이같은 커다란 집들은 단순한 주거공간의 개념을 넘어 미국적 아이덴티티와 광활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역사학자들은 자동차 세대를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차고를 미국 서부개척시대 이후 차츰 사라지고 있는 ‘확 트인 공간’(wide open spaces)을 갈망하는 가장 현대적인 표현이라고 말한다.
중세나 그 이전과는 달리 현대는 계급이 없는 사회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대형 저택들이 높은 사회계층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적 특징 가운데 하나는 ‘큰 스케일’이다. 커다란 차 대형 샤핑몰 등이 좋은 예다. 사회학자들은 큰집이 이같은 미국적 과도함을 표출하는 또 하나의 본보기라고 분석한다.
학계의 해석이야 어떻든 분명한 것은 미국의 주택이 대형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50년대 단독주택의 크기는 평균 983평방피트였다. 실내 면적은 1970년대 접어들면서 1,500평방피트로 늘어났다. 현재 짓고 있는 미국 주택들의 실내 면적 크기는 무려 2,329평방피트에 달한다.
미국 주택의 대형화는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고전적 영화 ‘34번가의 기적’(Miracle on 34th Street)에도 잘 나타나 있다.
1947년산 오리지널 영화에서 소녀는 산타클로스에게 자신이 가장 깊이 간직하고 있던 소원을 말한다. 그것은 작은 집이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소녀는 아담한 방갈로를 향해 달려간다. 1994년산 리메이크에서 소녀가 향하는 집은 저택이었다.
“만약 90년대에 만든 리메이크에 오리지널 작품에 나왔던 방갈로를 등장시켰다면 사람들에게 가난이라는 메시지를 전했을 것이다”
버진 커뮤니티 칼리지의 사회과학부 교수 필립 돌스는 말한다.
주택 대형화는 전반적인 추세이지만 일각에서는 역행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과히 크지 않은 집’(The Not So Big House)의 저자이며 건축가인 사라 수잔카는 이렇게 말한다.
“건축물은 그 스타일과 규모에 따라 사람들에게 다양한 심리적 반응을 유발시킨다. 성당이나 의사당 같은 건물은 사람들을 왜소하게 보이도록 디자인된 것이다. 건물의 기능상 적합한 것이다. 하지만 집의 거실이 이런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큰 것’에 익숙한 미국에서 주택 소형화 추세는 과연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불가능한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주택의 평방피트가 사람의 가치를 측정하는 편리한 척도로 인식되는 이상 이것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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