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숭이라구요, 원래 공주랍니다.
인터뷰 내내 싱그런 미소를 잃지 않는 지연주(18·테너플라이 고교)양은 나이답지 않은 차분함 속에 용광로 같은 열정이 엿보인다.탤런트 뺨치는 세련된 외모에 다재다능한 끼가 주머니 속 송곳처럼 드러나 보이지만 내세우지 않는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내면에 담을 수 있는 성숙함이 더욱 돋보인다.
미국에서 자라는 한인 청소년들은 대체로 미국식(?)으로 직설적이고 와일드한 면들이 많다.여학생들 경우도 순진하지만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말과 행동에 있어 거침이 없는 편이다.
지양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드러내놓지 않지만 주위사람들이 먼저 그 다재다능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묘한 재능이 있다.화가 어머니(홍성란)의 영향때문 인지 어려서부터 미술이나 사진 등 예술 분야에 특출함을 나타냈다. 스스로 뿐 아니라 어머니조차 감각이 뛰어나다고 지양을 평가한다.
홍성란씨는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딸아이가 옆에서 지켜보다가 이런 색상을 쓰면 좋을 것 같다는 코디를 할 수준이었다고 말했다.자그마한 일을 놓치지 않는 세심하면서도 엉뚱한 구석이 있다.
눈이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전체적인 스토리보다는 작가나 감독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자그마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이 대목에서 왜 저런 배경을 사용했는지, 또는 카메라 각도를 왜 저 위치에 맞췄을까 등등 호기심이 남다른 부분에서 독특하게 튄다.
평소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신기한 것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놓는다고 한다. 얼마전 사진 공모전에서 동생을 주인공으로 한 흑백 사진으로 입상한 전력이 있다.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건축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한다.
미술에 대한 열정이 있지만 보다 다양한 분야를 욕심껏 공부하고 싶어서다. 미술가로는 현대미술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칸딘스키를 특히 좋아한다.
구성이 잘 돼있고 색감이 좋다는 이유다. 지양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학에 가면 미친 듯이 공부를 해보고 싶고, 예쁘게 멋부리면서 생활해보고 싶다는 상반된 기대를 내비친다.꿈만 꾸면서 생활할만한 나이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항상 감안하고, 그 기준에 맞춰 생활한다는 절제된 모습에서 어린 나이답지 않은 내공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앞으로요? 돈 많이 벌어서 여행 다니고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기면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모습은 그 열정이 잠시 숨어있는 것뿐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겉으로 보이는 멋보다 그 이면속에 어떤 것이 있는 지 살필 줄 아는 성숙함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여성스럽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와일드하지 않지만 지양의 재능은 어느 분야에서든 확연하게 드러난다. 학교에서 연극 배우 오디션에 처음 나가서 당당히 뽑힐 때도 그렇고, 뮤지컬 배우에 대한 관심도 그러하다.
주위에 친구도 많고 항상 사람들 속에서 중용의 미를 찾는 그녀를 보고 사람들이 한마디한다. 공주병 아냐? 그녀는 병 아니에요, 그냥 공주예요라고 답한다. 예술적인 그녀의 재능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지켜보는 것은 주위사람들의 즐거움이다.
<글 김주찬 ·사진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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