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진학하는 제자에게
열정을 가슴에 품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길
지난 2001년도에 초기 이민의 한인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뜻이 있는 한인 교육자들과 함께 교육상담과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그중 문화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위한 소그룹 상담 프로그램으로 미국 교육시스템 적응에 필요한 문화, 사회, 교육 정보 제공 및 교육을 목적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6주에 걸쳐 실시했었다.
당시 제1기 문화교육 프로그램은 16명이 참석하였고 전원 출석하여 16명이 수료증을 받았다. 그동안 16명 중 2명은 올해 대학생이 되었고, 3명은 중도에서 학업을 포기하였으며, 또 다른 3명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나머지 8명 중 2명은 현재 11학년이며 6명은 12학년으로 내년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전학간 3명 중 한 명은 전학간 후에도 가끔씩 찾아와 학교생활이며 미국생활에 대해서 이것 저것 물어보며 학업에의 열의를 보였다.
그녀는 미국에 오면 한국의 입시 현실을 떠나 TV에서 보여주는 자유롭고 멋있는 고교생활을 꿈꿨지만 도시 한가운데서의 공립 고등학교의 현실이 생각처럼 만만치가 않았는지 그 꿈을 버리지 못하고 부모를 졸라 학업 환경이 나은 곳으로 이사를 갔다.
오늘 대학생이 된 2명 중 1명, B가 기숙사로 떠나기 전 인사하러 들렀다며 학교로 찾아왔다. 중3 때 이민 와서 4년만에 고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UC에 들어간 그녀는 특유의 활달한 성격과 적극적인 자세로 미국에서의 고교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제 대학의 문을 조심스레 두드리는 것이었다.
대학을 결정할 당시에도 그녀는 2년제 대학에 들어가서 일류 대학으로 편입이 낫지 않겠느냐며 자신의 힘든 학교생활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나는 대학을 가는 과정 역시 일생에 있어서 귀중한 경험인데 대학 원서를 써보면서 그런 도전에 응하는 것 역시도 교육의 한 과정이라며 격려를 했었다.
대학 원서를 쓰면서 나는 미국 대학이 원하는 지식인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 지 그리고 사회와 국가가 원하는 좋은 사람이 되는 기준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그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학교 공부 외엔 내세울 게 없었던 자신의 4년 동안의 삶을 뒤돌아보고 그래도 대학이 자신을 받아준다면 이제부터는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닌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던 그녀였다.
고등학교 4년을 영어 공부하랴 많이 지쳐 있는 그녀에게 봉사활동과 학교활동은 힘에 겨운 것이었지만 자신의 실력에 맞는 대학에 들어가서 같은 수준에 있는 학생들과 실력을 겨루며 그런 경쟁력이 있는 상황에서 미국 생활을 키워 가는 것 역시도 그녀가 거쳐야 할 과정임을 이야기했다.
이제는 대학이 더 이상 특권층이 누리는 것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대학을 나와도 자신의 전공과 맞게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직장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전문성도 살리며 실무경험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일을 재미있게 즐기면서 일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늘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언젠가 책을 보다 책 속에서 인용한 구절이 생각이 난다. 제자들이 아인슈타인 박사에게 그는 어떻게 학문에 성공하셨는지 그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 박사는 S=X+Y+Z라고 쓰셨다. S는 물론 Success의 머릿글자이고 X는 말을 많이 하지 말 것, Y는 생활을 즐길 것, Z는 한가한 시간을 가지라는 뜻이라고 설명을 해주셨다.
대학 문을 들어서며 성공을 꿈꾸는 B에게 학문에의 열정을 가슴에 품고 이상을 향해 달려가며 늘 푸른 정신을 소유하면서 가끔은 지친 삶에 쉼표를 찍어가며 옆에 있는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더불어 살아가라고 당부하고 싶다.
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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