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사병으로 최고자리 오른 허요한원사
이라크 파병 명령 받고 본토 훈련 떠나
“하나님 한분 믿고 이라크로 떠납니다.”
이라크 전쟁터로 파병 명령을 받고 6일 미 본토로 훈련을 떠나는 허요한 원사(43·사진)가 남긴 말이다. 허 원사는 하와이 한인으로는 드물게 군 부사관의 최고 계급인 원사까지 오른 주인공으로 이번 이라크 파병이 지난 91년 이후 두 번째이다.
1982년 미 군대에 입대한 허 원사는 공수부대원 출신으로 14년간 현역으로 근무하다 지난 1995년부터 주방위군으로 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91년 걸프전 때 이미 이라크를 다녀왔지만 이번에는 부인과 아들(16), 딸(8) 그리고 병든 노모 때문에 허 원사의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허 원사의 파병지는 가장 위험 곳 중 하나인 이라크 북부 수니 삼각지대.
이런 허 원사에게 큰 힘이 된 것은 바로 목사님의 기도였다.
하와이백향목교회의 김덕환 목사는 허 원사를 위한 새벽기도 도중 받은 하나님의 말씀(열왕기하 20장 1~6절)을 써서 허원사에게 줬고 허원사는 이를 가슴속에 꼭 간직한 채 적지를 향해 떠나기로 했다.
허 원사가 한인으로는 두 번째로 미국에서 원사가 된 것은 그 만큼 솔선수범 하는 철저한 군인정신 덕분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인도 해 낼 수 있다는 강한 모습을 다른 군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였다고 한다.
10여년전 장교가 될 수도 있었지만 허 원사는 “한국 사람도 일반 사병으로 최고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한길을 걷게 됐다고.
하와이주에서 원사는 허 원사를 포함해 단 6명. 또한 허 원사는 미 국방부에서 선정하는 ‘가장 군인 다운 군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감독관이 “왜 머리를 짧게 잘랐나”고 묻자 “군인이 총이 필요하지 머리가 뭐가 필요 합니까,”라고 답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뭔가 되려면 군대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 허 원사는 처음 입대해 훈련을 받을 때도 한국인이라는 차별을 이겨내기 위해 항상 훈련은 물론 공부도 1등을 했다고 한다.
허 원사는 남들이 잘 때 이불을 뒤집어 쓰고 공부를 했고 다른 군인들이 한번 낙하할 때 그는 스스로 나서 10번을 뛰었다고 한다. 이런 자세가 허 원사를 사병으로는 최고자리까지 오르게 했다.
부대내에서도 많은 부대원들이 그를 따를 정도로 그의 리더쉽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미 텍사스에서 사막 적응 훈련 등을 받고 내년 초 이라크로 떠나는 허 원사는 “죽을 각오도 돼 있지만 반드시 살아 올 자신감도 있다”며 “돌아와서 이라크에서의 잊지못할 여러가지 일들을 한국일보 독자들에게 다시 전하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6일 훈련지로 떠났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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