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널스 3차전 선발투수 제프 수판이 부시스테디엄 아웃필드에서 가벼운 러닝을 하고 있다.
2004 월드시리즈
“나도 쳐야된데”
3차전에서는 투수도 타자로 나서야 하기 때문에 보스턴 레드삭스의 페드로 마티네스가 배팅 연습을 하고 있다.
“나는 수비해야 돼”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빗 오티스는 내셔널리그 팀 홈구장에서는 지명대타 룰이 없어 1루수 글러브를 끼었다.
7전4선승제 월드시리즈에서 먼저 2승을 올리고도 불안한 팀이 있다면 그 팀은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먼저 2승으로 달아난 팀이 33회 중 28번 우승(84.8%)했지만 86년째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는 레드삭스는 실패한 15.2%에 속하기 때문이다.
레드삭스는 1986년 월드시리즈에서 올해 보다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 올해는 안방에서 2승 출발을 끊었지만 그 때는 적지에서 첫 2경기를 따냈기 때문이다. ‘밤비노의 저주’는 68년만에 풀릴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레드삭스는 3차례 홈 경기를 포함, 남은 5경기에서 4패를 당해 18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레드삭스는 또 지난 85년 동안 4차례나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번번이 최종 7차전에서 우승에 실패했다.
게다가 기록을 따져보면 레드삭스는 첫 2경기에서 특별히 잘 한 것도 아니다. 게임당 야수 실책을 4개씩이나 범했고 베이스에 남겨둔 주자도 게임당 9명이나 된다.
단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첫 2경기에서 너무 무기력했다. 카디널스의 1차전 선발투수 우리 윌리엄스와 2차전 선발 매트 모리스는 둘이 합쳐 6⅔이닝 동안 12안타에 11점을 두들겨 맞고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쫓겨났다. 특히 2차전에서는 6점을 모두 2사후에 내준 것이 뼈아프다. 동시에 알버트 푸홀스, 스캇 롤렌, 짐 에드먼즈로 이어지는 카디널스의 막강 중심타선은 셋이 합쳐 6안타 1타점에 그쳤다.
레드삭스가 실책을 무려 8개나 저질렀을 때 1승을 건지지 못한 것을 보면 카디널스의 ‘베스트 찬스’는 이미 지나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멘텀은 한 순간에 바뀐다. 레드삭스가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3패 뒤 4승 신화를 이룬 것처럼 불가능이란 없다.
처방은 안방 복수전. 올 포스트시즌 홈구장 부시스테디엄에서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카디널스는 레드삭스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아 키운 제프 수판를 26일 3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워 흥미를 끈다. 또 한 명의 버림받은 선수가 돌아와 ‘친정팀’을 울리는 전제로 은근히 레드삭스에 심리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레드삭스는 작년까지만 해도 ‘투수지존’으로 불렸던 페드로 마티네스가 수판에 지면 ‘밤비노의 저주’를 더욱 의식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생애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서게된 마티네스는 올해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애나하임 에인절스를 물리쳤지만 뉴욕 양키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두 차례 등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 위력이 예전만 못 하다.
경기 장소를 내셔널리그 구장으로 옮기면서 지명대타 룰이 없어진 것도 카디널스에 유리하다. 레드삭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19타점을 쏟아낸 데이빗 오티스의 방망이를 벤치에 앉혀둘 수 없기 때문에 케빈 멀라가 빠지게 된다. 따라서 레드삭스의 형편없는 디펜스는 더욱 약해질 전망이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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