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구 목사(호놀룰루한인장로교회)
역사적으로 종교와 국가, 또는 종교와 정치는 여러 가지 형태로 상호 작용을 하면서 발전해 왔다. 그 관계 형태는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서 때로는 상호보완 협력의 관계로, 때로는 대립과 갈등의 관계로, 혹은 분리된 공존의 관계로 유지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부연하지만, 종교와 국가의 관계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일치와 귀속의 관계로서 국가와 종교가 동일시되며 서로 일치되어 가령, 국가교회의 형태를 띠거나 기독교를 국교로 하는 경우이다. 동로마 제국의 교회처럼 국가의 통치자가 동시에 교회의 최고 지도자가 된 경우다. 이때 종교는 무비판적 호국 종교로 전락해 버린다.
둘째는 교회와 국가의 분리와 공존의 관계가 있다. 이것은 국가와 교회가 제도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상호 인정하는 경우다. 교회와 국가는 서로 분리되어 있지만, 서로 편의와 혜택을 주는 우호적 관계일 수도 있고 또는 여러 종교들 사이에서 어떤 혜택도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소외와 탄압의 관계로 국가가 기독교를 소외시키고 억압하며 경우에 따라
서는 말살시키려 하는 관계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공식적으로 어떤 종교의 존재도 허용치 않고 탄압하는 경우이다.처음 복음을 들고 우리의 조국에 도착한 선교사들은 대개 복음주의적인 입장에서 정교의 분리를 분명히 하였다. 그들의 정교 분리의 원칙은 정부와 교회간의 상호불간섭, 교인의 국법 준수와 국가에의 충성, 정치참여에 관한 교회의 책임과 한계의 인식, 교회 기관의 정치 무대
화 금지 등의 규정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교회의 선교사들의 비정치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독교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점점 사회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정치 참여 속으로 빨려 들고 만다.
이후 한국 기독교 120년의 역사는 정치권력과의 끊임없는 갈등과 긴장이 거듭되어 왔다. 어쩌면 한 민족이 겪어온 여러 가지 쓰라린 경험에 동참하면서 파생된 갈등의 결과가 아닌가 본다.
즉, 노일전쟁, 청일전쟁, 한일합방, 남북분단, 6.25전쟁, 4.19혁명과 이승만 정권의 붕괴, 민주당 정권의 혼란과 박정희 군사독재의 등장, 박정희 대통령 살해와 5-6공화국의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의 등장, 김영삼 민주정부, 김대중 국민정부, 그리고 노무현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독교와 정치권력간의 갈등은 끊이지 않고 거듭되었고 지금도 물론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특별히 1960년대 이후 한국의 정치 상황은 한 마디로 불안과 긴장 상황의 연속이었다. 4.19학생혁명으로부터 시작해서 최근 참여정부의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정치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민족 분단으로 인해 파생된 정치적, 심리적, 사회구조적 영향은 항상 불안과 긴장, 그리고 갈등의 요소가 되어 왔다고 볼 수 있겠다.
결국 ‘민족의 분단이 일만 악의 근원’이다. 분단에서 오는 여러 심리적 구조적 불균형은 사회 불만과 불안을 항상 증폭시켰고, 또한 이 불균형이 심화될수록 종교와 국가간의 갈등의 폭은 더욱 커지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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