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지에서 이기지 못하고 대권을 잡을 생각을 하지 말아라. 미국 정치의 불문율이다.
포퓰러 보트에서는 이겼다. 그러나 선거인단 수가 모자라서 졌다. 2000년 대선 결과다. 상당히 억울해 보이는 이 스토리의 주인공은 고어다.
그렇지만 당연하다는 게 일부의 반응이었다. 고어가 고향 테네시에서 패배한 데 따른 비판이었다.
2004년 선거에서 케리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므로 결과는 낙선이라는 거다. 잠깐. 무슨 말인가. 매서추세츠에서 이겼는데.
가톨릭 출신인 케리가 가톨릭 표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말하자면 영적 홈 베이스에서 고배를 들었다는 의미다.
미 정치사상 카톨릭 출신 대권도전자는 케리가 세 번째다. 셋 모두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1928년 스미스가 첫 번째. 두 번째는 1960년의 케네디다.
스미스는 카톨릭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패배했다. 그 때가지만 해도 가톨릭은 일종의 정치적 소외그룹. 때문에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1960년의 대선은 박빙의 선거전이었다. 이 상황에서 케네디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한 건 바로 가톨릭 유권자다. 일치 단결해 케네디를 지지했던 것이다.
그리고 2004년 대선인데, 결과는 알려진 대로 케리의 패배다. 왜. 가톨릭 유권자들이 외면해서다.
먼저 전국적 현황을 보자. 이번 대선에 참가한 카톨릭 유권자는 전체 투표자의 27%, 줄잡아 3.100 여 만이다. 이 중 부시지지는 51%, 케리 지지는 48%로 나타났다.
주요 접전 지역인 플로리다의 경우 전체 투표자의 28%가 가톨릭이었다. 이 중 부시 지지는 55%. 케리 지지는 44%이었다. 가톨릭 표가 부시승리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격전지 오하이오주를 보자. 오하이오의 가톨릭 유권자 중 78만이 부시를 지지했다. 케리 지지는 62만4천 여명. 그 차이가 15만6천명이다.
이들, 15만6천명이 케리를 지지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말할 것도 없이 역전이다. 부시가 13만 여 표 차로 오하이오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왜 가톨릭 유권자가 등을 돌렸나. 가치관 때문이다. 매주 미사 참석을 하는 가톨릭의 경우 부시지지가 월등히 많았다는 게 그 증거로, 개신교 유권자와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케리가 기여한 것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교회가 오랜 세월동안 그토록 애썼는데도 안 된 일을 케리가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건 다른 게 아니다. 신교와 구교의 하나됨이다. 맞는가.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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