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부동산 에이전트에
한문제 차이로 패배
총상금 250여만달러
전국 TV 퀴즈쇼 중 가장 수준이 높다고 정평이 난 ‘제퍼디’(Jeopardy)에서 무려 74회나 연속 챔피언을 차지, 퀴즈쇼 사상 최대 액수의 상금을 거머쥔 유명 인사로 부상한 켄 제닝스(30·솔트레이크시티 거주)가 지난 30일 방영된 쇼에서 결국 자신의 자리를 내놨다.
지난 6월2일부터 시작된 그의 파죽지세 우승 행진을 저지시킨 사람은 벤추라의 여성 부동산 에이전트 낸시 저그(48).
저그는 이날 동점으로 가던 상황에서 마지막 문제인 ‘회사 직원중 대부분인 7만여명의 백인들이 1년에 4개월만 일하는 회사’가 ‘H&R 블록’이라고 정답을 맞춰 ‘Fed-Ex가 아닌가?’라고 답한 제닝스를 누르고 챔피언 자리에 등극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제닝스와 겨룬 150여명이 넘는 출전자 중 처음으로 그를 패퇴시키는 역사(?)를 만든 것. ‘누군가가 제닝스를 꺾게 될 것이며 그게 나일 수 있다’는 자가최면을 걸며 이날 게임에 임했다는 저그는 그의 무릎을 꿇린 뒤 1만4,401달러의 1회 상금을 차지했다.
2등을 한 제닝스의 상금은 8,799달러로 그는 74게임 연속 우승 총상금액으로 252만700달러를 거둬들이게 됐다.
출연자들에게 ‘하늘의 별따기’로 알려진 제닝스를 무너뜨린 저그는 론에이전트인 남편 제프와 중국서 수년전 입양한 8세난 딸을 기르는 평범한 중년여성이다. 과거 여배우도 했던 그녀와 또 가족들은 그녀가 제퍼디 제왕을 꺾기 위해 엔사이클로피디어와 트리비얼 퍼숫 카드를 공부했으며 몇 달전 필기 테스트와 면접을 받았던 사실, 또 지난 9월 녹화된 제퍼디의 이번 결과까지에 대해 30일 밤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따라서 그녀가 출전했던 사실만을 알고 이날 함께 제퍼디를 시청했던 트룹 부동산회사 동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저그는 부동산협회 일로 뉴욕으로 출장을 간다고만 말했으며 따라서 그녀가 척척박사 제닝스를 제친 데다 1일 아침에는 ‘굿모닝 아메리카’ 등 유명 TV 토크쇼의 주인공으로 도배가 될 줄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제닝스는 지난 74회나 치르는 퀴즈쇼를 통해 무려 2,700개 이상의 정답을 맞췄으며 매 게임당 평균 3만5,000달러의 상금을 거둬들였다.
38회 게임에서는 7만5,000달러의 상금기록을 세웠고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30% 가깝게 끌어올리는 공신 역할을 했다. 또 지하철 등이나 거리에서 꼬마들을 운집하게 하고 사인요청 공세를 받는 등 유명 인사로 톡톡히 자리매김했다.
그는 30일 밤 데이빗 레터맨 쇼에 나와 “쉬운 문제로 자리를 내놓게 되어 아쉽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원하다”며 그동안 받은 인기만큼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음을 드러냈다. 제닝스는 총상금액수 중 약 100만4,000달러를 연방세금과 유타주에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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