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중부지역당 총책으로 지목됐던 황인오씨가 14일 안기부 제2차장보였던 정의원에게 가족들까지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정 의원은 이를 부인했다. 사진은 지난 9일 본회의장의 정형근 의원
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총책 지목
황인오씨 정형근의원이 올초 입당 권유
鄭의원 고문은 있을 수 없는 일 반박
1992년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의 총책으로 지목됐던 황인오씨가 14일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으로부터 입당을 권유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또 황씨가 자신의 가족들까지 당시 안기부 제2차장보였던 정 의원에게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 정 의원의 고문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 의원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황씨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4ㆍ15 총선 직전인 2월 정 의원이 전화를 걸어와 ‘같이 정치를 해보자’며 입당을 제의했다”며 “내가 관심을 보이지 않아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의 유력인사도 입당의사를 물어왔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그 때 입당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철우 의원이 한나라당 소속이라면 이렇게 문제를 삼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내가 안기부에서 20여일간 조사 받을 때 정 의원은 환갑이 넘은 어머니와 아내, 네살 배기 아들을 끌고 와 다른 방에 감금한 채 조사했다”며 “어머니는 직접 정 의원에게 구타를 당했고 아내도 아이가 보는 앞에서 수사관들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내게 그 이상의 고문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2000년에 석방된 뒤 서경원 전의원이 정 의원의 고문사실 폭로에 동참을 요구했는데 그 때 정 의원이 비서를 보내와 ‘아들에 대한 얘기만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며 “초등학생인 아들과 상처를 겨우 잊어가는 아내를 생각해 동참하지 않았는데 정 의원은 자기 부탁을 들어준 걸로 착각했는지 나중에 ‘고맙다’고 전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만약 전화를 했다면 황씨가 출소 직후 자기 사업과 관련해 부탁을 해온 적이 있어 그 결과를 설명해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며 “정신 나간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고문의혹에 대해 “황씨는 검거돼 모두 실토했고 고문 같은 것은 있을 수도 없지만, 필요도 없었다”며 “당시에 고문이 있었다면 검찰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문제가 됐을 텐데 아무 말이 없었고, 자료에도 그런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도 두 사람의 주장을 놓고 대리전이 벌였다. 우리당은 “정 의원은 황씨 형제에게 입당을 권유했다는 보도에 대해 해명하라”고 공세 수위를 높인 반면 한나라당측은 “당에서 입당을 권유한 적은 없으며 설사 했더라도 정 의원이 개인차원에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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